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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성공시킨 방시혁 다음 목표는? “게임처럼 판 키울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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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21일 서울 대치동에서 열린 회사 설명회에 참석한 빅히트 방시혁 대표.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21일 서울 대치동에서 열린 회사 설명회에 참석한 빅히트 방시혁 대표.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빅히트가 그리는 청사진은 어떤 모습일까. 방탄소년단(BTS)이 연일 전대미문의 기록을 써 내려 가고 있는 가운데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음악 산업 종사자들이 품고 있는 질문이다. 지난 4월 발매한 앨범으로 올 상반기 미국 앨범 차트 1위에 오르고, 상반기 스타디움 투어로 전 세계 티켓 판매량 차트 정상을 차지한 상황에서 과연 ‘넥스트 스텝’은 무엇이 될 것인가 하는 궁금증에서다.

21일 빅히트 첫 사업 설명회 열어 #“음악산업 혁신으로 세계 표준 꿈꿔” #위버스·위플리 등 자체 플랫폼 출시 #BTS 드라마·게임 등 다각도 IP 개발

21일 서울 대치동 섬유센터에서 ‘공동체와 함께하는 빅히트 회사 설명회’에 나선 빅히트 레이블 부문 방시혁 대표는 ‘음악산업의 혁신’을 이야기했다. “부가가치가 생성되고 확장하는 과정에 변화를 일으켜 매출 증대 및 시장 규모를 확장하고, 시스템을 개선함으로써 구성원과 산업 종사자의 삶의 질을 개선한다”는 취지다.

상반기만 2001억…지난해 매출과 비슷

지난 6월 부산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5기 팬미팅. 서울과 부산 4회 공연과 네이버 V라이브 생중계를 통해 25만 8000명의 팬들과 만났다.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지난 6월 부산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5기 팬미팅. 서울과 부산 4회 공연과 네이버 V라이브 생중계를 통해 25만 8000명의 팬들과 만났다.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6월 방탄소년단 팬미팅이 열린 서울 올림픽공원에 마련된 플레이존.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6월 방탄소년단 팬미팅이 열린 서울 올림픽공원에 마련된 플레이존.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빅히트의 시선은 음악이 아닌 게임으로 향했다. 올 상반기 매출액(2001억원)은 이미 지난해 매출(2142억원)에 육박하고, 영업이익(391억원) 역시 지난해 641억원의 60%에 달하는 상황에서 음악 산업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앞서 성장한 게임 산업 모델을 참고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2017년 기준 한국 음악 시장 규모는 9억 6700만 달러(약 1조 1640억원)로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 수준. 반면 게임은 100억 6500만 달러(약 12조 1152억원)로 6%를 차지한다.

방시혁 대표는 “국내 게임 시장 규모는 음악 시장의 10배에 달하지만 하루 평균 소비 시간은 음악이 1시간 18분, 게임이 1시간 30분으로 큰 차이가 없다”며 “음악산업이 그 가치와 확장 가능성을 충분히 인정받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빅히트는 고객 경험 혁신과 밸류 체인의 확장으로 패러다임을 바꾸는 주체가 되고자 한다”며 “K팝의 혁신 경험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도 사실상 표준으로 선언하는 프런티어가 되길 꿈꾼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자체 플랫폼 개발에 공들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방탄소년단이 상반기 스타디움 투어로 벌어들인 티켓 수익만 7890만 달러(약 948억원)에 달하지만 이를 공연 티켓을 구매하는 순간부터 해당 도시로 떠나 공연을 관람하고 집에 돌아오는 순간까지 확대하면 빅히트가 신규 진입 가능한 시장도 넓어진다. 고려대 경영대 편주현 교수팀이 지난 6월 서울ㆍ부산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5기 팬 미팅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한 결과 역시 비슷하다. 4일간 발생한 4813억원의 경제 효과 중 티켓 판매 등 직접효과는 686억원으로 14%에 불과하다.

빅히트 사업부문 윤석준 대표가 BTS 팬미팅 경제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빅히트 사업부문 윤석준 대표가 BTS 팬미팅 경제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빅히트 사업부문 윤석준 대표는 “방탄소년단 투어 일정에 맞춰 미국 LAㆍ프랑스 파리 등 5곳에 마련된 팝업스토어에 10만명이 방문하는 것을 보며 공연이 열리는 도시 전체가 축제의 장이 되는 것을 확인했다”며 “공연장에도 플레이 존을 마련해 테마파크처럼 즐기며 공연을 기다릴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연장을 찾는 팬 입장에서 관광·교통·숙박 정보가 필요하다면 그 모든 것을 제공함으로써 판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티켓 구매부터 숙박 결제까지 제공할 것”

지난 6월 비엔엑스에서 출시한 팬 커뮤니티 위버스와 커머스 서비스 위플리는 이 같은 변화의 시작점이다. 비엔엑스는 지난해 빅히트가 51억원을 출자해 만든 자회사로 배달서비스 요기요 등을 출시한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에서 부사장을 역임한 서우석 대표가 담당하고 있다. 비엔엑스 서우석 대표는 “6년간 방탄소년단 팬카페에 가입한 회원이 150만명이지만 위버스는 2달 동안 229개국에서 200만명이 이용하게 됐다”며 “앱 하나만 켜면 공연 티켓 예매부터 숙박 결제까지 가능한 K팝 팬들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엔엑스 서우석 대표가 팬 커뮤니티 위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비엔엑스 서우석 대표가 팬 커뮤니티 위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다양한 업체와 진행한 협업을 토대로 지식재산권(IP)을 확장하는 작업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유튜브와 손잡고 8부작 다큐 ‘번 더 스테이지’를 선보인 이들은 올해는 6부작 ‘브링 더 소울: 다큐 시리즈’를 위버스에서 독점 공개한다. 자체 플랫폼의 결집 효과를 극대화하겠단 전략이다. 공연 관람 경험 다변화의 예로 언급한 공연장 옆 공원이나 극장에서 즐기는 라이브 뷰잉, PC와 모바일로 즐기는 라이브 스트리밍 역시 위버스로 이관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6월 영국 런던 공연을 통해 확인한 시장 규모도 상당하다. 당시 웸블리 공연장을 찾은 관객은 6만명이었지만 네이버 V라이브 생중계로 시청한 14만명을 합하면 총 관람객은 20만명으로 늘어난다. 19일에는 음악 게임 전문회사 수퍼브 인수를 발표하기도 했다.

방시혁 대표는 “브랜드 IP와 스토리텔링 IP를 꾸준히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웹툰을 통해 선보인 ‘화양연화 Pt.0 세이브 미’는 북미 시장에서만 3000만 뷰를 기록하고, 넷마블과 합작한 시네마틱 게임 ‘BTS 월드’가 33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웹툰ㆍ게임 산업에서도 최고ㆍ최다 기록을 경신하며 얻은 자신감이 엿보인다. 방 대표는 “방탄소년단을 IP로 한 두 번째 게임과 7명의 소년이 처음 만났던 시절을 다룬 드라마를 준비 중”이라며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세계관 기반의 TU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미국 LA에서 열린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쇼케이스.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지난 5월 미국 LA에서 열린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쇼케이스.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이런 계획은 지난달 인수한 쏘스뮤직 등 빅히트 산하 멀티 레이블에도 적용된다. SM에서 영입한 민희진 CBO와 함께 하반기 글로벌 오디션을 개최해 신인 걸그룹을 론칭하는 한편 위버스ㆍ위플리 등 신규 서비스는 다른 회사 아티스트도 이용할 수 있도록 문호를 넓혀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우석 대표는 “위플리 전신인 빅히트샵과 비교해 보면 한 굿즈의 해외 구매율이 20%에서 48.6%로 급증했다”며 “미국ㆍ일본 등 주요 거점에서 유통 시스템을 구축해 비용 효율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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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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