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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보니 김의겸 짠하다" 고심 깊어지는 '데스노트' 정의당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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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윤소하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뉴스1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윤소하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뉴스1

“현재 논란이 되는 건 사소한 가정사가 아니다. 비판적으로 지켜보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한 한 정의당 당원의 말이다. 그는 “정의당은 그동안 상식에 어긋나거나 국민 정서상 크게 동떨어지는 사람이 임명되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지금도 하루가 멀다고 각종 의혹이 나오는데 면밀하게 인사청문회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모펀드 투자를 시작으로 채무 소송, 딸 논문 등재 의혹 등 조 후보자를 둘러싼 잡음이 커지자 정의당 내부 분위기가 변하고 있는 모양새다. 정의당 핵심 관계자는 “당내에서 ‘(부동산 투자 의혹으로 사퇴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은 오히려 짠 내가 난다’, ‘이쯤 되면 조국 펀드 아니냐’는 소리도 나온다”며 “우리 사회 지도층들이 정말 이런 사람밖에 없는 건지 박탈감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앞서 지난 9일 청와대 개각 발표 때만 해도 정의당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사법개혁에 대해 꾸준한 의지를 밝혀왔다는 점에서 장관직을 수행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뉴스1]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정의당 지도부 입장도 변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청문회 날짜도 잡기 전에 장관후보자의 ‘낙마’ 혹은 ‘입각’을 정해놓고 정치공세에 열을 내고 있다”면서도 “정의당은 ‘답정(답이 정해져 있는) Yes’, ‘답정No‘는 모두 거부한다. 인사검증 과정을 꼼꼼히 지켜보고,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 맞춰 판단하겠다”고 했다.

또 조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증폭된 지난 19일, 취임 1개월 기자회견에서 심 대표는 “철저한 검증을 통해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 따라 결정하겠다”며 “의혹과 관련해 조 후보자 측에 별도 소명을 요청할 생각”이라며 ‘송곳 검증’ 의지를 보였다.

이에 조 후보자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평화당처럼 정의당도 데스노트에 조 후보자의 이름을 올릴지 정치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당내에선 우선 인사청문회를 지켜보잔 입장이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신중한 입장이다. (조 후보자의) 본인 문제인지 주변의 문제인지 불확실해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한 정의당 관계자는 “조 후보자는 데스노트까지는 오를 것 같지 않다. 사모펀드가 찜찜하긴 하지만 아직 낙마시킬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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