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9일 오전 긴급간담회를 갖고,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적극 엄호하고 나섰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태산명동 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태산을 울려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움직였으나 나타난 것은 고작 쥐 한 마리라는 뜻)” “삼인성호( 三人成虎·거짓도 여러 번 되풀이하면 참인 것처럼 여겨진다는 의미)” 등의 표현을 동원해 “야당이 (지금까지 조 후보자에게) 제기한 의혹들은 전부 사실이 아닌 정치공세”라고 주장했다.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한국당이 지난 18일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대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것과 관련해 “한국당이 조 후보자를 무서워하는, ‘조국 포비아(phobia·공포증)’인 것 같다. 마녀사냥 하지 말고 청문회를 통해 국민에게 조국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자”며 조속한 인사청문회 개최를 촉구했다. 김종민 의원은 “청문회를 열흘도 앞선 이 시점에서 (여러 의혹이) 기정사실화 되는 것에 대해 깜짝 놀랐다”며 “그렇게 뉴스에 나오고 떠들었는데, 나중에 아무것도 나오는 게 없으면 고스란히 정치권과 한국당에 대한 불신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당의 의혹 제기에 일일이 반응하기보다는 법사위원들이 개별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언론 인터뷰로 대응한다”는 기본 대응 전략을 세웠다. 조 후보자 스스로 “청문회를 내일이라도 열어주신다면 즉각 출석해 모두 하나하나 다 말씀드리겠다”고 한 만큼, 개별 사안에 대해 답하지 않고, 인사청문회 준비에 집중하면서도 필요할 때 ‘소방수’ 역할을 한다는 계획이다.
이인영 원내대표,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 등 원내지도부도 이날 간담회에 참석해 “당 지도부가 정무적으로 대응하겠지만, 법사위에서 개별 대응을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홍익표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법사위에서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이해찬 대표의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의혹의 양과 수준을 고려할 때, 국민이 느끼는 정서와 반대되는 점이 있다”는 비판 기류도 감지된다. 지난 8일 박찬대 원내대변인이 조 후보자를 대신해 “국민의 정서상 조금의 괴리가 있는 부분에 대해선 인정했다”고 전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특히 인사청문회에서 조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음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경우, 향후 정기국회 의사일정 등 야당과 협상이 필요한 국면에서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현재 조 후보자에게는 전 재산보다 많은 액수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을 시작으로 위장 전입, 조 후보자 동생 부부의 위장 이혼, 조 후보자 일가의 채무를 둘러싼 소송 사기 의혹 등이 동시다발로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의 한 의원은 “공직 후보자라면 불법성 여부를 떠나, 국민이 의심할 만한 일이 있었다면 먼저 그런 점에 대해 사과하고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