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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서 말씀” 조국 대신 사안별 해명 나서는 민주당-전 제수-펀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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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오전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오전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국회 인사청문회를 내일이라도 열어주신다면 즉각 출석해 모두 하나하나 다 말씀드리겠습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19일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부인하며 이 같이 말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오전 9시 50분께 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꾸려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저의 현재 가족, 그리고 과거 가족 전체에 대한 의혹 제기를 잘 알고 있다. 고위공직자 후보로서 감당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실체적 진실과는 많이 다르다. 국민의 대표 앞에서 소상히 밝히겠다”고 했다.

부동산 위장매매, 동생 부부 위장 이혼, 사모펀드 투자 경위 등 이어지는 의혹에 대해 즉각 구체적인 해명을 내놓는 대신 “청문회에서 밝히겠다”고 한 것이다.

개별 사안에 대한 해명은 조 후보자 대신 여당과 펀드 운용사 대표, 전(前) 제수 등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 위장 이혼 의혹이 불거진 전 제수 조모씨는 이날 오전 청문회 준비단을 통해 기자들에게 보낸 ‘호소문’에서 “저는 위장이혼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경제 사정 등 문제로 2009년 4월 남편과 합의 이혼했다. 아이가 충격을 받을까 봐 이혼 사실을 숨겨왔고 주변에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조 후보자 동생의 위장 이혼 주장을 반박한다며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형의 이혼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조 후보자와 직접 통화해 내용을 확인했다"며 관련 브리핑을 연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 사진은 박 원내대변인이 지난 6월 1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조 후보자와 직접 통화해 내용을 확인했다"며 관련 브리핑을 연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 사진은 박 원내대변인이 지난 6월 1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조 후보자가 전 재산(56억4244만원)보다 많은 75억여원을 투자 약정한 사모펀드의 투자 경위와 성격에 대해서는 여당에서 ‘전언(傳言) 해명’이 나왔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날인 18일 “조 후보자와 직접 통화해 내용을 확인했다. 의혹이 제기된 부분에 대해 (국민의) 반감이나 괴리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고 조 후보자가 동의했다”고 전했다.

펀드 실체에 대해서는 운용사가 방어막을 쳤다. 조 후보자가 10억5000만원을 출자한 사모펀드 운용업체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는 지난 16일 A4 용지 2쪽 분량의 입장문을 내고 “(조 후보자 배우자인) 정모씨 투자 이후 추가 투자 유치가 전혀 없었던 상황으로 ‘고위공직자 배우자임을 이용해’ 사모펀드 투자 유치나 홍보에 이득을 본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조국 청문 대전’에서 조 후보자가 전면에 나서기보다 여당과 주변에서 대신 방어전을 펴는 상황과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일종의 역할 분담으로, 당·청 간 교감하에 이뤄지고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 후보자를 현 정부 사법개혁을 완수할 적임자로 낙점한 상황에서 ‘조국 중대 변수’ 발생 시 정권 중후반 국정 운영에 최대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여권이 ‘조국 수호 총력전’을 펴고 있다는 얘기다. 조 후보자가 직접 해명하다 문제를 키울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한다.

청와대는 이날 “조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 상당 부분은 청문회 당일 이야기할 것으로 안다”고 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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