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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프듀101' 조작" 언급된 파일, 제작진 폰에서 나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인 ‘프로듀스 엑스(X) 101’의 생방송 투표 조작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경찰은 최근 제작진의 휴대전화에서 조작이 직접적으로 언급된 녹음 파일을 발견,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프로듀스 X 101. [사진 Mnet]

프로듀스 X 101. [사진 Mnet]

이전 시즌 조작도 언급돼…2차 압수수색 

지난달 31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프로듀스 엑스 제작사인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 사무실과 문자투표 데이터 보관업체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CJ E&M을 상대로 내사를 벌인지 닷새 만이었다.

중앙일보 취재 결과 이날 확보한 제작진의 휴대전화에는 조작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녹음파일이 들어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논란이 된 마지막 시즌(4) 외에 다른 시즌에 대한 조작도 언급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지난 12일 CJ E&M 사무실과 제작진 주거지 등에 대한 2차 압수수색에 나섰다.

경찰은 제작진에 대해 조작된 투표 결과를 토대로 참가자들의 순위를 실제와 다르게 발표해 CJ E&M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를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해 말하는 것은 피의사실공표에 해당할 수 있어 경찰이 자세히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은 아니다”고 말했다.

업무방해 혐의 적용되나…"취업 사기" 비판도

‘프로듀스X101’ 투표 조작 의혹은 지난 7월 마지막 생방송 경연에서 유력 데뷔 주자로 점쳐진 연습생들이 탈락하고 의외의 인물들이 데뷔조에 포함되면서 불거졌다. 특히 1위부터 20위 사이의 득표수가 모두 ‘7494.442’라는 특정 숫자의 배수라는 분석이 제기되며 논란이 더욱 확산됐다. 예컨대 1위 김요한의 경우 7494.442에 178을 곱한 값인 133만4011표를 최종 득표했다. 다른 연습생의 득표수에서도 이런 패턴이 나타났다.

제작진은 “득표수를 집계 및 전달하는 과정에 오류가 있었지만 최종 순위에는 변동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데뷔를 전제로 하는 프로그램인만큼 ‘취업사기’라는 비판도 나왔다. 그러자 CJ E&M은 지난달 26일 경찰에 제작진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시청자 260명도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리고 지난 1일 제작진을 사기 및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진상규명위는 고발과 함께 “사전에 결과가 정해져 있다면 아무도 유료투표를 하지 않았을 텐데 방송사가 시청자를 기만했다”며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해당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에 배당된 후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수사하도록 지휘했다. 경찰은 조만간 관련자 소환에 나설 예정이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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