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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낙제' 조국 딸, 1200만원 의전원 장학금 받아 '논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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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이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한 뒤 두 차례 낙제를 하고도 지도교수로부터 3년간 1000만원이 넘는 장학금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조 후보자 딸이 받은 장학금은 교수의 재량에 따라 지급된 것으로 장학생 선정 기준에 대한 논란도 일었다.

한국일보는 19일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 등과 함께 조 후보자의 딸 조모씨가 재학 중인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확보한 자료 내용을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조씨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6학기 연달아 매학기 200만원씩 총 12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조씨는 장학금을 받기 직전인 2015년 1학기와 마지막 장학금을 받은 지난해 2학기에 각각 몇 개 과목에서 낙제해 유급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씨가 받은 장학금은 지도교수인 A교수가 개인적으로 만든 장학회에서 준 것이라고 한국일보는 전했다. A교수는 수년 전 집안 경조사 때 들어온 부조금을 출연해 '소천장학회'를 만든 뒤 2013년부터 제자들에게 총 44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A교수는 한국일보에 "조씨가 1학년 때 학습량이 워낙 많다 보니 낙제를 하게 됐는데 의전원 공부를 아예 포기하려 하길래 '포기만 안 하면 장학금을 줄 테니 열심히 하라'라는 의미에서 준 것"이라고 말했다. 성적이 우수하거나 가정형편이 좋지 않은 경우가 아니라도 공부에 뜻이 있는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지급하는 이른바 '면학장학금'이라는 것이다.

부산대 측도 조씨의 장학금에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대학 관계자는 한국일보에 "조씨가 받은 장학금의 경우 기탁 기관이 장학생 선발 과정을 모두 책임지고 대학은 전혀 관여하지 않는 외부 장학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일보는 조씨처럼 학업 성적이 저조한 학생이 면학장학금을 여러 학기에 걸쳐 받은 것은 이례적이라며 장학금 지급 과정에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2015년부터 현재까지 이 장학금을 받은 학생은 조씨를 포함해 총 7명인데, 조씨를 제외한 6명 모두 단 한 차례만 장학금을 받았고 한 학기에 여러 명이 장학금을 나눠가졌다"면서 "2015년 1학기에는 4명이 150만원, 2학기에는 2명이 100만원씩 수령했지만, 조씨가 유급한 뒤 복학한 후에는 200만원씩 '나홀로' 장학금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국일보는 이어 2015년 양산부산대병원장을 지내고 지난 6월 오거돈 부산시장의 임명권으로 부산의료장에 낙점된 A교수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조 후보자의 딸에게 호의를 보여 의료원장에 임명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 측과 A교수는 "과도한 억측"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조 후보자의 모친인 박정숙(81) 웅동학원 이사장의 영향력도 도마에 올랐다. 부산대 간호대 출신인 박 이사장은 화가로 전업한 뒤 병원 측에 자신의 작품을 여러 차례 기부했고 동문회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A교수는 "박 이사장이 손녀의 낙제로 크게 상심하자 간호대 측에서 먼저 장학금 지급을 건의해 왔다"고 말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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