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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실리콘밸리, 판교]나폴레옹 모자, 알렉산드로 멘디니 토템…판교선 공짜로 볼 수 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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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미술관으로 만든 판교식 사회공헌 

한글과 컴퓨터 본사 앞에 있는 조형물 '시작'. 열심히 일하고 살아가는 도시남녀의 모습을 형상화한 김원근 작가의 작품이다. 판교=박민제 기자

한글과 컴퓨터 본사 앞에 있는 조형물 '시작'. 열심히 일하고 살아가는 도시남녀의 모습을 형상화한 김원근 작가의 작품이다. 판교=박민제 기자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는 도시 전체가 ‘미술관’이다. 신도시 조성과정에서 설치한 공공예술품뿐만 아니라 입주기업이 직원 복지 및 사회공헌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꾸민 다양한 문화예술 공간을 즐길 수 있어서다. 판교 종사자들에게 이 같은 문화예술 공간은 도전과 실패가 반복되는 일상에 지치지 않게 해주는 청량제 역할을 해준다. 지난 2월 세상을 떠난 이탈리아 거장 알렉산드로 멘디니가 직접 판교를 찾아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도 있다.

판교 IT기업들이 무료로 전시하는 예술작이 많아 ‘판교식 사회공헌’으로 불릴 정도로 수준급 예술작품과 독특한 공간이 많은 덕에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경기도 성남시는 ‘이야기가 있는 아트로드’라는 판교용 도보 관광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다.

중앙일보는 지난달 25일 성남시 김양자(66)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판교테크노밸리 도보여행을 체험했다. 2시간가량의 체험 내용에 그간의 판교 취재 스토리를 녹여 여행 가이드북 형식으로 이를 재구성했다.

①판교 소개:조선 시대 한양(서울)가는 관문

판교는 조선 시대 한양으로 들어가는 교통의 요지였다. 지금도 경부고속도로가 도시 한가운데를 지난다. 경부고속도로를 중심으로 동판교엔 주로 첨단 정보기술(IT)기업들이 서판교에는 주거단지가 들어섰다.

성남시가 제작한 판교도보여행 지도. [사진 성남시청]

성남시가 제작한 판교도보여행 지도. [사진 성남시청]

②가는 방법:판교역 1번 출구에서 직진

 대중교통으로 판교에 가려면 지하철 신분당선 판교역을 이용하거나 광역버스를 타면 된다. 판교역 1번 출구로 나와 봇들저류지 공원을 건너가면 카카오, 넥슨, 엔씨소프트, 한컴, 안랩, 스마일게이트 등 1300여개 기업이 모여 있는 판교테크노밸리가 나온다.

③볼 거리: 돌덩이인가 예술 작품인가

NHN 사옥 앞에 설치돼 있는 최병훈 작가의 아트퍼니처 '거대한 평온'. 판교=박민제 기자

NHN 사옥 앞에 설치돼 있는 최병훈 작가의 아트퍼니처 '거대한 평온'. 판교=박민제 기자

NHN 앞에는 매끈한 모양의 하얗고 검은 돌 6개가 쌍쌍으로 짝지어 놓여 있다. 삼삼오오 모여앉아 앉아 얘기하기 좋게 배치된 이 돌은 최병훈 작가의 아트퍼니처 ‘거대한 평온’이다. NHN 황현돈 팀장은 “‘예술은 어려운 것, 멀리서 봐야 하는 것이라기보단 실제 내 생활 속에서 즐기는 것’이라는 작가의 철학에 공감해 이 작품을 설치하게 됐다”며  “NHN 임직원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들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 설명했다.

 판교 안에 있는 한글과 컴퓨터 사옥 입구에는 거대한 남녀 조형물이 있다. 열심히 살아가는 도시남녀의 모습을 형상화한 김원근 작가의 작품 ‘시작’이다. 별다른 동작이나 표정 없이 먼 곳을 바라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게임사 위메이드 앞쪽에 위치한 어울공원에는 분수대 형태의 인터랙티브 조형물인 ‘네이처버블’을 볼 수 있다. 조형물을 따라 물이 흘러 내리고 있어 시원한 느낌을 준다.

판교 차바이오컴플렉스 입구에 설치돼 있는 알렉산드로 멘디니의 작품 '토템'. 판교=박민제 기자

판교 차바이오컴플렉스 입구에 설치돼 있는 알렉산드로 멘디니의 작품 '토템'. 판교=박민제 기자

차바이오의 산·학·연·병 연구시설인 차바이오컴플렉스 앞에선 지난 2월 작고한 이탈리아 디자인 거장 알렉산드로 멘디니의 작품 ‘토템’을 볼 수 있다. 2015년 설치된 이 작품은 인테리어를 총괄한 멘디니가 직접 판교를 방문해 아이디어를 구상했고 스케치 작업을 진행했다. 이후 이탈리아에서 제작해 한국으로 옮겨졌다. 멘디니는 작품에 대해 “과학 연구의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와 희망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판교밸리의 중심지인 유스페이스와 H스퀘어 앞 과장에는 김희완 작가의 ‘사이버 호스’, 안성희 작가의 ‘노래하는 꽃들’ 등 거대한 조형물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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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쉴 거리:판교인만 아는 ‘비밀의 화원’  

 SK가스가 입주해있는 SK 에코허브 앞에는 작은 물줄기가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틈 사이로 나정수 작가의 작품 ‘친구들과 함께’를 볼 수 있다. 뒷쪽에 설치된 벤치는 한낮에도 그늘이 져 시원하게 휴식을 취하기에 좋은 공간이다. 도로 맞은편 SK케미칼 건물 앞에는 나무를 심는 가족 모습을 그린 같은 작가의 ‘가족과 함께’ 작품을 볼 수 있다. 작은 연못도 설치돼 있다.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차바이오컴플렉스 건물에 위치한 '버터플라이가든'. 판교인들 사이에서 비밀의 화원으로 불리는 공간이다. 판교=박민제 기자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차바이오컴플렉스 건물에 위치한 '버터플라이가든'. 판교인들 사이에서 비밀의 화원으로 불리는 공간이다. 판교=박민제 기자

차바이오컴플렉스의 ‘버터플라이 가든’은 판교인들 사이에서 ‘비밀의 화원’으로 불린다. 직원들을 제외하고는 아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한번 가보면 다시 또 가게 되는 공간이라서다. 두 개로 나눠진 건물 사이 762.61㎡(약 230평) 공간에 수국, 붓꽃, 작약, 리아트리스, 스토케시아, 장미 등 총 22종의 수목을 볼수 있다. 결혼할 때 이곳에서 웨딩 사진을 촬영하는 직원도 많다고 한다. 겨울에는 5m가 넘는 크리스마스트리도 설치한다. 회사 관계자는 “자연 친화적 환경이 사람들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설치했다”고 말했다.

⑤즐길 거리:26억원짜리 나폴레옹 ‘바이콘’

NS홈쇼핑 별관 1층에는 프랑스 나폴레옹 황제 유물 전시관인 ‘나폴레옹 갤러리’가 있다. 나폴레옹이 1800년 알프스를 넘은 뒤 오스트리아 군과 치른 마렝고 전투에서 착용했던 이각모(바이콘)의 실물을 볼 수 있다. 2014년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모나코 왕실이 보유하던 모자를 경매를 통해 26억원에 낙찰받아 구입한 모자다. 나폴레옹이 덴마크왕으로부터 받은 코끼리 훈장, 나폴레옹이 사용한 은잔, 프랑스 검도 함께 전시돼 있다. 관람료는 무료다. 선우지은 NS홈쇼핑 자산관리팀 책임 큐레이터는 "판교 스타트업 청년 창업자들이 나폴레옹의 도전 정신을 보고 힘을 얻길 바라는 취지에서 설치한 갤러리"라며 “하루 30~50여명이 꾸준히 찾는다”고 설명했다.

⑥인증샷은 이곳에서:판교의 상징 '맨'

판교테크노밸리를 상징하는 상징적 조형물로 잘 알려진 김경환 작가의 '맨'. 판교=박민제 기자

판교테크노밸리를 상징하는 상징적 조형물로 잘 알려진 김경환 작가의 '맨'. 판교=박민제 기자

친환경 쓰레기처리 시설인 판교크린타워에 올라가면 판교테크노밸리 전체를 한꺼번에 볼 수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면 48m 높이에 설치된 북카페와 담소방에 갈수 있다. 엔씨소프트, 넥슨, 카카오 등 판교밸리 주요 기업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넥슨 사옥 맞은편 환상어린이공원 앞에선 판교밸리를 상징하는 조형물 ‘맨’을 볼 수 있다.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로봇이 지구를 들어 올리는 모습을 형상화한 김경환 작가의 작품이다.

판교=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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