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물고기 1만2000마리 떼죽음…고수온 주의보 발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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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16일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한 양식장에서 강도다리가 집단 폐사해 있다. [사진 포항시]

최근 폭염과 제 10호 태풍 크로사 영향 등으로 동해안 수온이 높아지면서 양식장에서 물고기 1만2000여 마리가 집단 폐사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충남과 경남도 바다 고수온 현상에 긴장하고 있다.

태풍 크로사 영향 등으로 고온 표층수와 저층수 섞여 #지난 13일 경남 거제~포항 월포 '고수온 주의보' 발령 #충남 등 물고기 집단 폐사 막기 위해 총력 기울여

포항시에 따르면 15일과 16일 사이에 포항 양식장 3곳에서 1만2135마리 물고기가 폐사했다. 지난 16일 포항 남구 구룡포읍의 한 양식장에서 강도다리 3981마리, 호미곶면 양식장에서 넙치 3654마리가 폐사했고 앞서 15일 구룡포읍 다른 양식장에서는 넙치 4500여 마리가 폐사했다. 이틀간 피해액은 4100여만원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달 29일 전 연안에 고수온 관심 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지난 13일 포항 월포에서 경남 거제 화도 해역까지는 고수온 주의보를 내렸다. 고수온 주의보는 바닷물 온도가 28도 이상일 때 내려진다.

포항시는 양식장 현대화시설사업으로 비교적 차가운 저층 해수를 끌어들여 평소 수온이 저층 수온(16∼17도)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15일 태풍 크로사가 일본을 통과하면서 동해안이 간접 영향권에 들어 따뜻한 고온 표층수와 저층수가 섞이는 바람에 수온이 급격히 상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에 따르면 이틀간 포항 구룡포읍 석병리 해역 수온은 한때 28.1도까지 치솟기도 했다. 16일 오후 2시 기준 수온은 26.8도다.

포항시는 1억5200만원을 들여 액화산소 200t, 순환펌프 321대, 얼음 5334개(개당 135㎏)를 지원했다. 수산재해예방 및 방제비 1억2300만원으로 얼음과 액화산소 등을 추가로 지원해 피해를 막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도 이날 피해 발생 양식장을 찾아 어업인을 격려하고 고수온 대응상황을 점검했다.

지난 13일 오후 2시를 기해 경남 거제에서 포항 월포지역까지 고수온 주의보가 발령됐다. [연합뉴스]

포항 외에 다른 지자체에서도 고수온에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는 피해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충남도는 천수만 해역의 최고수온이 지난 8일 오후 2시를 기점으로 주의보 발령 기준인 28도를 넘어섬에 따라 국립수산과학원이 ‘고수온 주의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이에 충남도는 수산자원연구소 태안사무소에 ‘천수만 고수온 피해 현장대응팀’을 꾸리고 피해 최소화 대책을 중점적으로 추진 중이다. 현장 대응팀은 휴일 근무 등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국립수산과학원, 시·군 협력을 통해 충분한 용존산소를 공급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또 향후 고수온으로 인한 피해 발생 시 시·군별 피해 내용 파악, 합동 피해조사, 어업인 지원을 위한 복구계획 수립 등 복구 활동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경남에는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9일 창원과 통영을 방문해 고수온 피해 최소화를 당부하며 피해 발생 시 신속한 복구지원을 약속했다.

문 장관은 이날 통영 산양읍의 한 가두리양식장을 들러 고수온 대비상황을 점검했다. 문 장관은 “올해 예산 30억원을 확보해 대응 장비를 보급하는 등 피해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고수온이 소멸할 때까지 현장지도를 강화하고 피해 발생 시 신속한 복구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양식 어가는 고수온 발생 이전에 조기 출하하거나 사육밀도를 낮춰줄 것을 당부드린다”며 “당분간 고수온 대응 정보에 관심을 갖고 피해 발생 시 관할 지자체에 즉각 신고해달라”고 덧붙였다.

포항=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