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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화나게하려면”…트럼프타워 앞 도로명 ‘오바마거리’로 변경 청원올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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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주 맨해튼 5번가의 트럼프타워. [AFP=연합뉴스]

미국 뉴욕주 맨해튼 5번가의 트럼프타워. [AFP=연합뉴스]

미국의 한 남성이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타워’가 위치한 도로 이름을 ‘대통령 버락 H 오바마 거리’로 바꿔 달라는 청원을 올려 화제다. 이 남성은 ‘트럼프를 화나게 하는 방법’이라는 한 코미디언의 농담을 듣고 아이디어를 냈다.

트럼프타워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가 있다. 따라서 청원이 받아들여진다면 트럼프의 사저 주소는 ‘대통령 버락 H 오바마 거리 725번지’가 된다.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맨해튼 56번가와 57번가 사이, 트럼프타워가 위치한 ‘5번 애비뉴’를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이름으로 바꾸자는 청원에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WP가 보도할 때만 하더라도 이 청원의 서명 인원은 13만명이었으나 15일 오후 6시 기준 30만명으로 두 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온라인 청원사이트인 ‘무브온’에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과 시의회에 전달되길 바란다’며 도로명 변경 청원문을 처음 올린 이는 엘리자베스 로윈이다. 그는 한 코미디언의 농담에서 이번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로윈은 “‘트럼프 대통령을 화나게 하려면 트럼프타워 거리 이름을 전임 대통령의 이름으로 바꾸면 된다’는 농담을 듣고 재미 삼아 청원을 시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로윈은 “(오바마 전 대통령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침체에 빠졌던 미국 경제를 구해냈고, 아무런 스캔들 없이 2번의 임기를 마쳤다”며 “재임 시절 9·11테러 배후인 오사마 빈라덴을 제거한 공로가 있다”고 청원의 취지를 설명했다.

뉴욕주 일부 시의원들은 실제로 로윈의 청원을 검토 중이라는 답변을 보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맨해튼 규정상 도로명으로 사람 이름을 채택하려면, 최소 사후 2년 이상 지난 인물이어야 한다. 하지만 맨해튼 지역위원회의 재량에 따라 예외 경우도 허용된다고 WP는 전했다.

로윈은 “도로명 규정이 바뀔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이미 LA에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딴 거리가 두 곳이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캘리포니아주 LA 지역에는 첫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 전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 ‘로데오 길’이 ‘오바마 대로’로 바뀐 사례가 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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