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대의 12일 홍콩 국제공항 점거시위는 경찰이 쏜 진압 장비에 맞아 한 여성 시위 참가자가 실명한 것에 분노했기 때문이다. 이 여성은 지난 11일 침사추이 지역의 송환법(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에서 경찰이 쏜 고무탄 혹은 진압 장비 ‘빈 백 건(bean bag gun)’ 탄환으로 추정되는 물체에 오른쪽 눈을 맞았다. 아래 사진은 홍콩 일간지 명보(明報)가 보도한 이 여성이 이날 시위현장에서 경찰이 쏜 탄환에 맞아 쓰러진 장면이다.
[서소문사진관]
이 여성은 오른쪽 안구와 코뼈 연골이 파열돼 병원으로 긴급히 이송돼 수술을 받았지만 실명했다.
이 소식을 접한 시위대는 공항으로 몰려갔다. 이에 따라 12일 홍콩 공항은 13일 새벽까지 230건이 넘는 항공편이 취소됐다. 한국과 홍콩을 오가는 항공기도 줄줄이 결항했다. 한국으로 돌아오려던 1000여명도 공항에 묶였다.
시위대는 공항에서 저마다 붕대로 머리를 감싼 채 오른쪽 눈에 안대를 하고 정부에 항의했다.
이들은 공항 로비에 ‘Welcome To The City of Expired Tear Gas’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깔아놓고 정부의 부당성으로 여행객들에게 알렸다. “눈에 쏘지 마라” “경찰이 시위대를 죽인다” 등의 글을 적은 손팻말 등도 들고 나왔다.
송환법에 대한 반발한 홍콩 시위는 지난 6월 시작됐다. 이후 진정한 보통선거 실시, 캐리람 홍콩 행정장관 사퇴 요구 등으로 확산하면서 10주째 이어지고 있다.
한편 홍콩 국제공항은 13일 오전부터 운영이 재개됐다.
조문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