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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좋은 투자”…롯데뉴욕팰리스 호텔 가보니

중앙일보

입력

롯데뉴욕팰리스호텔 전경. 이 호텔은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 매디슨 애비뉴에 있는 909실 규모의 럭셔리 호텔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5년 이 호텔의 새 주인이 됐다. [사진 롯데호텔]

롯데뉴욕팰리스호텔 전경. 이 호텔은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 매디슨 애비뉴에 있는 909실 규모의 럭셔리 호텔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5년 이 호텔의 새 주인이 됐다. [사진 롯데호텔]

“좋은 투자였다. 전통이 있는 훌륭한 건물이니 잘 보존해달라.”

지난 5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백악관 방문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롯데뉴욕팰리스호텔을 두고 한 얘기다. 이 호텔은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 매디슨 애비뉴에 있는 909실 규모의 럭셔리 호텔이다. 1882년 설립돼 137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뉴욕시 등록문화재로 맨해튼 중심가의 랜드마크다. 세계 유명 체인 호텔의 각축장인 뉴욕에서도 최고급 호텔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롯데는 2015년 8억 5000만 달러(약 1조 328억원)를 투자해 이 호텔을 인수했다. 고가 인수 논란도 있었지만 뉴욕팰리스호텔 앞에 롯데가 붙으면서 이 호텔은 4년 만에 뉴욕 대표 럭셔리 호텔로 자리매김했다. 높은 객실 가동률을 유지하면서 굵직한 역사적 행사를 잇따라 유치하고 있어서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재임 시설 유엔 총회 기간 중 대통령 숙소로 사용하며 이 호텔은 ‘뉴욕의 백악관’ 역할을 했다.

특히 지난해 UN 총회 기간 중 한반도 비핵화 논의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가진 곳도 이 호텔이다. 지난 6월 뉴욕 맨해튼에서 베키 허버드 총지배인을 만나 롯데로 주인이 바뀐 후 뉴욕팰리스호텔의 변화에 대해 들었다.

뉴욕롯데팰리스호텔의 베키 허버드 총지배인. 경력 20년의 베테랑 호텔리어인 그는 리츠칼튼뉴욕, 쉐라톤뉴욕, 쉐라톤맨해튼 등 유명 호텔 체인을 두루 경험한 뒤 2011년 뉴욕팰리스로 스카웃됐다. 맨해튼=곽재민 기자

뉴욕롯데팰리스호텔의 베키 허버드 총지배인. 경력 20년의 베테랑 호텔리어인 그는 리츠칼튼뉴욕, 쉐라톤뉴욕, 쉐라톤맨해튼 등 유명 호텔 체인을 두루 경험한 뒤 2011년 뉴욕팰리스로 스카웃됐다. 맨해튼=곽재민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호텔에 대해 언급했다. 당시 기분이 어땠나.
대통령이 미스터 신(신동빈 회장)에게 우리 호텔에 관해 얘기한 것 자체가 호텔 임직원 모두에게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다. 뉴욕의 역사이자 아이콘인 이곳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에 대해 모든 구성원과 공유했다. 동시에 호텔 명성에 맞게 더 좋은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느꼈다.

이 호텔은 1882년 철도왕 헨리 빌라드가 주택으로 지은 ‘빌라드 하우스’로 출발했다. 198년 뉴욕 부호였던 헤리 햄슬리가 호텔을 산 뒤 개조해 지상 55층, 909개의 객실을 갖춘 호텔로 변신했다. 햄슬리는 브루나이 왕실에 호텔을 팔았고 2011년 노스우드 인베스트가 4억 달러에 호텔을 사들인 뒤 2015년 롯데에 팔았다.

롯데그룹 배지가 눈에 띈다. 롯데로 주인이 바뀐 뒤 가장 큰 변화는.
고객에 대한 서비스다. 이 호텔의 전 주인은 부동산전문 사모펀드인 노스우드 인베스트였다. 당시엔 호텔을 찾는 고객을 위한 서비스 개선보다는 막대한 자금을 들여 외부 개보수를 진행하는 등 호텔의 외형적 규모를 확장하고, 호텔의 값어치를 올리는 데 집중했다. 반면 롯데는 수십년간 호텔을 운영해 온 노하우가 있더라. 롯데호텔만의, 아시아 특유의 섬세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했더니 반응이 바로 왔다. 매년 호텔 직원을 한국으로 보내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호텔에 대한 자긍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
1882년 철도왕 헨리 빌라드가 주택으로 건축한 ‘빌라드 하우스(Villard Houses)’의 모습을 간직한 뉴욕롯데팰리스호텔 내부. 맨해튼=곽재민 기자

1882년 철도왕 헨리 빌라드가 주택으로 건축한 ‘빌라드 하우스(Villard Houses)’의 모습을 간직한 뉴욕롯데팰리스호텔 내부. 맨해튼=곽재민 기자

롯데뉴욕팰리스는 세계적인 럭셔리 여행 평가 전문지 포브스 트레블 가이드의 ‘2017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호텔 21’에 선정되기도 했다. 미국 시사 주간지 ‘US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가 주관한 ‘2018 뉴욕 최고의 호텔’에선 3위에 올랐다. 국내 토종 호텔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세계 경제 중심지인 뉴욕에서 높여가고 있다.

롯데가 인수한 뒤 호텔의 객실 점유율도 점점 올라가면서 현재 88%를 웃돈다. 트립어드바이저에 따르면 롯데가 인수하기 전 17위였던 이 호텔 순위는 지난 4월 기준 4위까지 상승했다.

수많은 유명인사가 이 호텔에 체류했다. 그들이 이곳을 선택하는 이유는.
입지 조건과 서비스다. 유엔총회장이나 성패트릭성당, 록펠러센터 등 뉴욕 맨해튼 주요 지역으로의 이동이 편리하다. 또 다양한 크기의 연회장이 20여개 있다. 대규모 행사를 치르는데 제격인 것도 장점이다. 각국 정상은 샴페인 스위트를 선호한다. 호텔 53층에 있는 3층짜리 펜트하우스로 뉴욕에서 가장 큰 스위트룸(5000평방피트ㆍ약 140평)이다. 또 야구단인 뉴욕양키즈 스타디움 패키지(양키즈 경기 입장권 할인), US오픈 테니스경기에 맞춰 유명 선수와 호텔 투숙객이 함께하는 배드민턴 이벤트 등 다양한 시도를 끊임없이 하는 것도 고객이 우리 호텔을 찾는 이유 중 하나다. 
프랑스 샴페인 브랜드 ‘돔페리뇽’과 콜라보레이션해 샴페인을 모티브로 꾸민 샴페인스위트. 이 호텔 53층에 있는 3층짜리 펜트하우스로 뉴욕에서 가장 큰 스위트룸(5000평방피트ㆍ약 140평)이다. [사진 롯데호텔]

프랑스 샴페인 브랜드 ‘돔페리뇽’과 콜라보레이션해 샴페인을 모티브로 꾸민 샴페인스위트. 이 호텔 53층에 있는 3층짜리 펜트하우스로 뉴욕에서 가장 큰 스위트룸(5000평방피트ㆍ약 140평)이다. [사진 롯데호텔]

베키 허버드 총지배인은 경력 20년의 베테랑 호텔리어다. 리츠칼튼뉴욕, 쉐라톤뉴욕, 쉐라톤맨해튼 등 유명 호텔 체인을 두루 경험했다. 트럼프 소호 뉴욕에서 근무하다가 2011년 뉴욕팰리스로 스카우트됐다. 롯데가 뉴욕팰리스를 인수한 뒤 총지배인 자리에 올랐다.

앞으로 목표는.
세계 최고의 호텔을 만드는 일이 우리 미션이다. 역사적인 건물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식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것이다. 고급 식당을 유치해 식음 서비스를 강화하고, 일라(ila) 스파 오픈도 준비하고 있다. 호텔을 찾는 고객에게 미국의 전통과 한국의 서비스를 접목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 싶다.

뉴욕=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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