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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맑은 물길에 몸 쿨~링 짙은 숲길에 맘 힐~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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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어때 3인 3색 호젓한 여름 휴양지

아직도 여름휴가지를 못 고르고 망설이고 있나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6월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여름휴가 여행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약 70%가 ‘이번 여름휴가는 국내에서 즐기겠다’고 답했습니다. 이들은 가고 싶은 여행지로 강원 지역을 가장 많이 선택했고 이어 제주·경남·전남 순으로 꼽았어요. 그래서 라이프 트렌드가 여행 전문가 3인에게 이 지역을 중심으로 숨은 휴양 명소를 추천받았습니다.

바위가 만든 천연 워터 슬라이드

누가?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 어디? 강원 동해 무릉계곡 / 전남 고흥 해안도로

김경빈 중앙SUNDAY 선임기자

김경빈 중앙SUNDAY 선임기자

 "더운 여름엔 시원한 바람이 불고 나무 그늘이 있는 계곡이 바로 무릉도원이다. 강원도 동해에 있는 무릉계곡은 신선이 살았다는 ‘무릉도원’에서 따온 이름이다. 이곳은 다른 계곡과 달리 1000여 명이 앉아도 너끈한 너럭바위(6600㎡·사진1)가 펼쳐져 있고 그 주위에 크고 작은 소(沼·연못)들이 있어 흡사 워터파크를 찾은 기분이 든다. 바위 위로 흐르는 물을 따라 튜브를 타고 내려갈 수 있는 자연 워터 슬라이드까지 갖춰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이 찾기에 딱 좋은 곳이다. 계곡을 따라 4㎞ 정도 올라가면 용추폭포가 위용을 뽐낸다. 가는 길이 가파르지 않은 산길이어서 도보여행도 즐길 수 있다. 산길에서 다람쥐와 눈인사를 나누는 즐거움은 덤이다.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불리는 전남 고흥은 해안도로가 일품이다. 팔영대교에서 남열해돋이 해수욕장까지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쾌속선을 타고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을 내달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고흥반도에는 소록도 해수욕장을 비롯해 영남면 남열, 도화면 남성리, 두원면 대전 해수욕장 등 어린이가 놀기 좋은 해수욕장이 널려 있다. 녹동에서 거금도까지 연결된 연륙교의 첫 번째 기착지는 소록도다. 일제 강점기에 한센인들이 감금돼 살았던 슬픈 역사의 현장을 둘러볼 수 있다. 거금도에서 5분 정도 배를 타고 들어가는 연홍도는 섬 자체가 미술관이다. 여름에는 고흥 녹동항에서 ‘하모’라고 불리는 갯장어회를 꼭 먹어야 한다. 여름 한 철 먹을 수 있는 갯장어회는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붕장어탕도 꼭 추천한다."

소나무·갈대 숲에서 자연과 호흡

누가? 오붓하게 걷고 싶은 부부 어디? 강원 고성 송지호 둘레길 / 양양 모노골 산림욕장길

김윤철 걷기 전문 여행사 블루라이프 대표

김윤철 걷기 전문 여행사 블루라이프 대표

"자연을 만끽하며 조용히 산책하고 싶다면 강원도 숲길이 안성맞춤이다. 먼저 강원도 고성에 있는 송지호 둘레길을 추천한다. 송지호는 바닷모래가 해안으로 밀려와 모래언덕을 만들고, 이곳에 물이 빠져나가지 못해 생긴 석호다. 철새가 많이 찾는 조용한 곳으로 방문객은 철새 관망 타워, 소나무숲호수길, 해변으로 이어지는 갈대숲 등을 거닐 수 있다. 철새 관망 타워에 오르면 철새뿐 아니라 설악산 그림자가 비치는 잔잔한 송지호도 조망할 수 있다.

숲속 길을 걷고 싶다면 양양 모노골 산림욕장으로 가보자. 이곳은 양양고속도로를 타면 바로 이어지는 양양읍 내곡리에 자리하며 소나무숲길 A코스(1.8㎞)와 B코스(2.8㎞)로 구성된다. 어느 코스로 들어서도 소나무가 빼곡하게 펼쳐지는 소나무 숲을 즐길 수 있다. 가파른 경사로가 없는 길이어서 가볍게 산책하듯, 숲속을 편안하게 거닐 수 있다. B코스 중간 지점에는 나무의자에 누워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쉼터(사진2)가 있다. 하늘을 바라보며 짧게 단잠을 자기에도 좋다. 산림욕을 마친 뒤에는 인근에 있는 외옹치 해변길을 찾아보자. 이곳은 군사지역으로 출입이 통제되다 65년 만에 개방된 곳으로, 깨끗하고 끝없는 바다 풍경을 자랑한다. 먹거리로 유명한 속초 관광시장에도 들러 오징어순대, 아바이순대를 맛보는 것도 잊지 말자."

스노쿨링과 분화구 둘레길 탐험

누가? 액티비티 즐기려는 20·30대 어디? 제주 판포포구·아부오름

김두혁 폰(Phone)토 그래퍼 브런치 여행 작가

김두혁 폰(Phone)토 그래퍼 브런치 여행 작가

"하와이·괌 같은 해외에서만 스노클링을 즐겼다면 이제는 제주에서 즐겨보자. 제주 한경면 판포리에 있는 판포포구(사진3)에 가면 제주의 맑은 바닷속을 탐험할 수 있다. 판포포구는 바다지만 과거에 포구로 사용했던 곳이라 방파제가 있다. 이 덕에 매서운 파도가 두려워 스노클링을 즐기지 못했던 사람도 포구 안쪽에서 안전하게 스노클링을 만끽할 수 있다. 스노클링 장비가 없어도 걱정 뚝. 포구 근처에 있는 판포리청년회나 주변 상점에서 장비를 대여해 준다.

오지 탐험 기분을 내고 싶다면 제주 구좌읍 송당리에 있는 아부오름에 올라보자. 360여 개가 넘는 제주의 오름은 등반 난이도가 모두 다르다. 이 중 아부오름은 남녀노소 누구나 5분이면 정상까지 오를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5분 만에 정상까지 오를 수 있는 오름이라고 해서 얕보면 오산이다. 정상에 도착하면 짧은 시간에 올랐다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웅장한 분화구에 감동할 수 있다. 이어 분화구 둘레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보면 한라산을 시작으로 제주 동부지역 오름 군락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특히 일출 시간에 맞춰 찾아가면 더욱 좋다. 어두웠던 대지가 밝아오면서 오름 군락 모습이 하나둘씩 눈앞에 펼쳐지고, 제주 한가운데 우뚝 솟은 한라산 능선이 펼쳐지는 장관을 볼 수 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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