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미남 배우, 품절남 총리후보…열도 휩쓴 '고이즈미 브라더스'

중앙일보

입력 2019.08.09 05:00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 고이즈미 신지로의 페이스북 사진. 자민당의 '젊은 피'로 입지가 탄탄하다. [페이스북]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 고이즈미 신지로의 페이스북 사진. 자민당의 '젊은 피'로 입지가 탄탄하다. [페이스북]

일본의 향후 총리 유력 후보인 38세 꽃미남 정치인이 7일 품절남 대열에 합류했다. 주인공은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중의원 의원.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차남이다. 28세에 아버지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내리 4선에 성공하며 정치력을 인정받았다. 30대지만 어엿한 중견 정치인으로 당 내외에서 입지가 탄탄하다. 지난해엔 여당인 자유민주당의 핵심 요직 중 하나인 수석 부(副)간사장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차기 총리 후보는 결혼 발표도 남달랐다. 그는 7일 오후 예비신부 다키가와 크리스텔(滝川クリステル)과 함께 총리 관저를 찾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결혼 소식을 전한 뒤 기자들에게 깜짝 발표를 했다. 다키가와는 후지TV 아나운서 출신으로 프랑스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고이즈미 의원보다 4살 연상인 42세다. 고이즈미는 이날 다키가와가 임신 중이라는 사실도 밝혔다.

일본의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 중 한명인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38) 중의원 의원이 다키가와 크리스텔(42) 아나운서와 함께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에게 결혼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일본의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 중 한명인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38) 중의원 의원이 다키가와 크리스텔(42) 아나운서와 함께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에게 결혼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그는 기자들에게 “정치의 중추인 이 장소(총리 관저)에서 이렇게 결혼 발표를 하게 됐지만 (정치밖에 모르는) ‘정치 바보’인 제가 크리스텔씨와 함께 있으면 ‘정치인 고이즈미 신지로’가 아닌 ‘인간 고이즈미 신지로’로 있을 수 있다는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기자들이 아베 총리의 메시지를 묻자 고이즈미는 “아버지(고이즈미 전 총리)는 뭐라고 하셨는지 묻더라”며 부친과 아베 총리의 일화를 소개했다. 아베 총리도 결혼을 앞두고 아키에(昭恵) 여사와 함께 고이즈미 전 총리에게 인사를 하러 갔었다고 한다. 당시 고이즈미 전 총리는 축하의 인사 대신 “결혼은 말야, 힘든 거야”라고 말했다고 한다. 고이즈미 의원은 아베 총리가 이 일화를 자신에게 들려줬다면서 “그래도 (아베 총리는) 축하한다는 따뜻한 말을 덧붙여줬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결혼 4년 만에 이혼했다.

2005년 8월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우정 민영화 법안이 참의원에서 부결되자 중의원 해산 단행 방침을 밝히고 있다. [지지통신]

2005년 8월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우정 민영화 법안이 참의원에서 부결되자 중의원 해산 단행 방침을 밝히고 있다. [지지통신]

돌직구 젊은 피…도련님 아닌 박력남  

사실 고이즈미 의원과 아베 총리는 찰떡궁합은 아니다. 고이즈미 의원은 아베 총리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데 앞장서왔다. 지난해 아베 총리가 모리토모 학원 비리 의혹으로 위기를 맞자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 인물이 고이즈미 의원이다. 그는 아베 총리의 정적(政敵)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방위상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2012년과 2018년 연거푸 지지했다. 지난해엔 입각설도 돌았으나 아베 총리는 결국 그를 기용하지 않았다.

고이즈미 의원은 “자민당에도 다른 목소리가 필요하다”며 당 개혁에 앞장서는 ‘젊은 피’의 이미지를 굳혔다. 저음의 목소리에 뛰어난 언변으로 바른 말을 하는 그에 대한 일본 언론과 국민의 지지도는 높은 편이다. 지난해 요미우리신문과 와세다대학교 현대정치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정치인 호감 온도 조사’에서도 60.7도를 받아 압도적 1위였다. 아베 총리는 49.7도에 그쳤다.

정치인 세습이 하나의 관습으로 받아들여지는 일본에서 그는 ‘고이즈미 가(家)’의 후계로서 입지가 탄탄하다. 아버지의 후광을 넘어 자신만의 정치력도 입증했다. ‘도련님’이 아닌 ‘박력남’의 이미지에 가깝다. 그의 주 무기는 준수한 외모와 달변, ‘바른 생활’의 이미지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 고이즈미 신지로가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의회를 내려다보는 자신만만한 이미지다. [페이스북]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 고이즈미 신지로가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의회를 내려다보는 자신만만한 이미지다. [페이스북]

차기 총리 후보군에 그를 넣지 않는다면 이유는 하나. 그가 아직 너무 젊기 때문이다. 그 자신도 야심을 감추지 않는다. 그는 “2021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할 생각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부정하지 않고 미소만 지었다. 여당인 자민당의 총재가 일본에선 곧 총리다.

달변인 그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해선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기자의 위안부 관련 질문에 그는 “영국 의회에 갔을 때 이 문제가 생각 이상으로 외국에서 주목받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정치인들만이 아니라 지식인과 학자 등이 충분히 논의해서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자신의 견해를 밝히지 않은 채 빠져나간 것이다.

일본의 정치명문가 고이즈미의 형제들.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일본의 정치명문가 고이즈미의 형제들.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형은 배우, 할아버지는 ‘사랑의 도피’로 데릴사위 

고이즈미 전 총리는 그러나 차남인 신지로가 아닌 장남인 고이즈미 고타로(小泉孝太郞)가 자신의 후계가 되길 바랐다고 한다. 그러나 고타로는 배우에 뜻이 있어 오디션을 수차례 봤지만 낙방했다. 그러다 아버지가 총리 후보가 되면서 ‘꽃미남 아들’에 언론이 주목했고, 연예계에서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곧 배우가 됐고, 정치 가업을 잇는 책임은 동생에게 넘겼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장남 고이즈미 고타로 [중앙포토]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장남 고이즈미 고타로 [중앙포토]

배우로서 고타로는 다수의 드라마ㆍ영화에 출연해왔다. 대(大) 스타는 아니지만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존재감을 굳혔다. 한국에서도 리메이크된 드라마 ‘파견의 품격’이나 인기 영화 시리즈 ‘춤추는 대수사선’에도 출연했다.

그는 동생과 달리 결혼 관련 계획이 아직 없다. 그는 주변에 “난 어렸을 때부터 결혼을 늦게 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일본 연예 매체들은 그의 지인을 인용해 “고타로는 가업인 정치를 하진 않지만 ‘고이즈미 가(家)의 장남’이라는 의식은 확실히 갖고 있으니 결혼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일본 연예 매체들에 따르면 NHK 드라마 ‘야에의 벚꽃’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아시나 세이(芦名星ㆍ36)와 현재 교제 중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 고이즈미 고타로(오른쪽)가 영화 '춤추는 대수사선'에 출연한 모습. 왼쪽은 일본의 '국민 배우' 급인 오다 유지(織田裕二). [중앙포토]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 고이즈미 고타로(오른쪽)가 영화 '춤추는 대수사선'에 출연한 모습. 왼쪽은 일본의 '국민 배우' 급인 오다 유지(織田裕二). [중앙포토]

장남인 고타로는 정치인이 되길 거부했지만, 고이즈미 가(家)의 정치 DNA는 3대 위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타로의 증조 할아버지인 고이즈미 마타지로(小泉又次郞, 1865~1951)는 12선을 내리 한 거물 정치인이었다.

고이즈미 마타지로가 입헌민정당의 간사장으로 활동하던 당시, 그의 딸인 요시에(芳江)는 당의 ‘훈남’ 사무직원인 사메지마 준야(鮫島純也)에게 한 눈에 반한다.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둘은 사랑의 도피를 했고, 격노한 아버지는 신문에 ‘집으로 돌아오라’는 광고까지 냈지만 결국 딸의 뜻을 꺾지 못한다. 고이즈미 마타지로는 “의원이 될 재목이라면 허락한다”는 뜻을 보였다고 한다.

사메지마 준야는 자신의 성을 버리고 고이즈미 가(家)의 데릴사위로 들어가고, ‘고이즈미 준야’로서의 인생을 시작한다. 그는 곧 장인의 후광으로 중의원 선거에 당선해 정계에 입문한다. 이후 방위성(한국의 국방부) 장관으로 입각해 ‘안보남(安保男)’이란 별명도 얻게 된다. 그가 일제 강점기 시절 조선총독부에서 잠시 일했다는 설도 있다.

이런 배경의 고이즈미 신지로인만큼 예비 신부인 다키가와와의 아이 역시 정계에 입문할 가능성이 크다. 고이즈미 신지로는 7일 기자들에게 “(다키가와가) 42세로 고령 출산을 하게되는만큼 차분히 준비하고 싶다”며 “몸과 마음의 부담을 크게 갖지 않고 무사히 출산의 날을 맞을 수 있도록 최대한 지키겠다는 결의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국제외교안보

고이즈미 브라더스, 그들이 궁금하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두 아들이 일본에서 화제입니다. '사자머리' 스타일로 다소 괴짜 이미지였던 아버지와 달리 이들은 '훈남'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요, 이들에 대해 좀 더 알아보죠!

N

Q1 : 고이즈미 전 총리의 차남으로 정치인인 인물은 누구일까요?

정답 : 2번 고이즈미 신지로( 정답은 2번, 고이즈미 신지로입니다. 1번은 그의 형, 3번은 그의 아버지, 4번은 증조 할아버지입니다. )

Q2 : 고이즈미 신지로 의원과 결혼을 발표한 이는 누구이고, 나이 차는 어떻게 될까요?

정답 : 1번 다키가와 크리스텔, 4살 연상( 정답은 1번, 다키가와 크리스텔입니다. 고이즈미 의원보다 4살이 많은 42세입니다. 아시나 세이는 배우로, 고이즈미 의원의 형인 고이즈미 고타로와 교제 중인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

문제 중 문제 적중!


※[후후월드]는 세계적 이슈가 되는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인물을 파헤쳐 보는 중앙일보 국제외교안보팀의 온라인 연재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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