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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5대 그룹 경영진과 만남…한국당 “바쁜 기업인을 쇼에 동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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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8일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 SK그룹, LG그룹, 롯데그룹 등 국내 5대 그룹 경영진을 만나 조찬을 함께 하며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5대 그룹에선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 권영수 LG그룹 부회장, 황각규 롯데 부회장이 참석했다.

재계 관계자는 “참석자들이 소재 국산화에 힘을 모으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대일(對日) 상황반장이기도 한 김 실장은 5대 그룹 관계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전화를 걸어 이날 조찬 회동을 성사시켰다고 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30대 기업 총수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민관 비상 대응체제를 갖추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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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청와대에선 김 실장을 중심으로 상시 소통 채널을 구축하고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책실장으로 이런 위기 국면에 현장의 목소리를 안 듣는 게 오히려 더 이상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극일(克日) 움직임의 전면에 기업을 앞세우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날 모임에 참석하지 않은 한 재계 관계자는 “청와대의 기업인 소집이 해당 기업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아침 회의에서 “이 난국에 또 바쁜 기업인들을 보여주기 쇼에 동원했다”며 “바쁜 기업인들 오라 가라 하려면 정말 의미 있는 현장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듣고 마는 이런 회의가 돼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전희경 대변인도 “기업들 시간만 빼앗는다는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외교적 해법을 빨리 내놓아야 하고,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국산 부품, 소재 개발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52시간 근로, 최저임금 등 규제개혁으로부터 기업 숨통을 근본적으로 틔워주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와는 별개로 김 실장은 이날 서울대 오세정 총장과 만찬을 하며 차세대 성장 동력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애초 이날 오찬을 추진했으나 문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민경제자문회의 일정 등을 감안해 만찬으로 일정을 바꿨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인공지능(AI)이나 혁신성장 등 차세대 먹거리와 관련해 저명한 물리학자이기도 한 오 총장을 만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호·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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