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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최순실 재산 많이 숨긴 듯 한데 접근 어려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윤석열 검찰총장은 8일 최근 다시 논란이 되는 최순실씨 재산과 관련, “굉장히 많은 재산이 숨겨져 있는 것 같은데 그 부분에 대해 우리나라가 사유재산에 대한 정보 보호가 미국에 비해 강해서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들이 있어 그게 어려운 점”이라고 말했다. 또 “검찰은 범죄 혐의를 갖고 접근하는데, 국세청은 세무조사 차원에서 더 포괄적으로 접근할 수 있어서 국세청과 공조해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의 회동 자리에서 한 말이다.

윤 총장, 정동영 대표 만나 언급 #“국내 사유재산 정보 보호 강해 #포괄적 접근 가능한 국세청 공조”

윤 총장은 이날도 이틀째 여의도에서 취임 인사를 했다. 임명을 반대한 자유한국당 지도부도 포함했다. 윤 총장은 황교안 대표 보다 2분 먼저 회의장에 도착했다. “참 오랜만에 보는데 총장 임명을 축하한다”며 황 대표가 인사하자 윤 총장은 고개를 꾸벅 숙였다. 윤 총장은 “법무부 장관 하실 때 뵙고 5~6년 정도 된 것 같은데 건강하신 모습을 오랜만에 뵈니 반갑고 좋다”고 말했다. 황 대표가 ‘선후배’란 표현을 쓰자 윤 총장은 황 대표를 ‘검찰의 대선배’라고 지칭했다. 황 대표는 사법연수원 13기, 윤 총장은 23기다.

황 대표의 덕담은 짧았다. 황 대표는 곧 “균형 있는 인사, 검찰이 역할 하기에 부족함 없는 인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데 중요한 보직을 특정 영역의 검사들이 맡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며 “편향적인, 한쪽으로 치우친 인사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역량 있는 검사들이 검찰을 떠나고 있다고 해서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검사 60여명의 줄사표에 대한 문제 제기 성격이다. 윤 총장은 황 대표가 말하는 내내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들었다. 윤 총장은 “검찰에 늘 깊은 관심을 가지고 좋은 지적 해주신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지적한 부분은 신중하게 받아들여서 잘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비공개 만남에 배석했던 한국당 관계자는 “윤 총장이 매우 긴장한 듯 보였다. 정치적 사안에 의견을 교환하기보다는 윤 총장이 선생님 훈화 말씀을 듣는 분위기였다”고 주장했다. 전날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줄사표’지적을 했을 땐 윤 총장이 “원래도 관례적으로 (검찰총장 임명 후 검찰 인사에서) 40~50명이 사표를 내곤 했다. 합리적인 인사”라고 말했던 것과 차이가 있다.

나 원내대표에겐 윤 총장이 먼저 웃으며 다가갔다. 둘은 서울대 법대와 사법연수원을 비슷한 시기에 다녔다. 윤 총장이 대학은 3년, 연수원은 1년 위다. 나 원내대표는 “검찰이 일부 집권세력에 쏠려있는 부분이 있었다면, 이제 집권 중반이 넘어갔으니 국민에게 지지받는 검찰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6분여간의 공개 만남에서 윤 총장이 너털웃음을 터뜨리는 일도 있었다. 나 원내대표가 “대구 장외투쟁 과정에서 어떤 촌로가 황 대표에게 대통령을 연호하더라. 그런데 저를 보고는 고민하시다 검찰총장을 외쳤다”고 웃으며 말한 대목에서다.

윤 총장은 “야당 의원님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법 집행에 있어 배가의 노력을 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당초 30분으로 예정했던 만남은 45분으로 늘었다. 윤 총장은 이날 바른미래당 소속인 주승용 국회부의장, 한국당 소속인 유기준 사개특위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법사위원인 금태섭 의원 등도 만났다.

한영익·성지원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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