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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최순실 굉장히 많은 재산 숨겨진 듯한데, 접근 어렵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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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황교안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오른쪽)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윤석열 황교안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오른쪽)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은 8일 최근 다시 논란이 되는 최순실씨 재산과 관련, “굉장히 많은 재산이 숨겨져 있는 것 같은데 그 부분에 대해 우리나라가 사유재산에 대한 정보 보호가 미국에 비해 강해서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들이 있어서 그게 좀 어려운 점”이라고 말했다. 또 “검찰은 범죄 혐의를 갖고 접근하는데 국세청은 세무조사 차원에서 접근해서 좀 더 포괄적으로 접근할 수 있어서 국세청과 공조해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의 회동 자리에서라고 박주현 대변인이 전했다.

나경원 만날 땐 너털웃음, 황교안에선 딱딱

윤 총장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여의도에서 취임 인사를 했다. 임명에 반대했던 자유한국당 지도부도 포함했다. 하지만 황교안 대표를 만난 오전과 나경원 원내대표와의 오후 표정이 확연히 달랐다.

황 대표를 만났을 때 윤 총장은 다소 긴장한 듯했다. 황 대표보다 2분 먼저 회의장에 도착했다. “참 오랜만에 보는데 총장 임명을 축하한다”며 황 대표가 인사하자 윤 총장은 고개를 꾸벅 숙였다. 윤 총장은 “법무부 장관 하실 때 뵙고 5~6년 정도 된 것 같은데 건강하신 모습으로 오랜만에 뵈니 아주 반갑고 좋다”고 말했다. 황 대표가 ‘선후배’란 표현을 쓰자 윤 총장은 황 대표를 ‘검찰의 대선배’라고 지칭했다. 황 대표는 사법연수원 13기, 윤 총장은 23기다.

황 대표의 덕담은 짧았다. 황 대표는 곧 “균형 있는 인사, 검찰이 역할 하기에 부족함 없는 인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데 중요한 보직을 특정 영역의 검사들이 맡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며 “편향적인, 한쪽으로 치우친 인사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 많은 역량 있는 검사들이 검찰을 많이 떠나고 있다고 해서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검사 60여명의 줄사표에 대한 문제 제기 성격이다.

윤 총장은 황 대표가 말하는 내내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들었다. 중간중간 ‘네’라고 하는 입 모양이 관찰됐다. 긴장한 듯 눈을 깜빡이기도 했다. 윤 총장은 “검찰에 늘 깊은 관심을 가지고 좋은 지적 해주신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지적한 부분은 신중하게 받아들여서 잘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8분 만에 기자들이 빠졌는데 그사이 둘은 마주 보지도, 웃지도 않았다.

비공개 만남에 배석했던 한국당 관계자는 “윤 총장이 매우 긴장한 듯 보였다. 정치적 사안에 의견을 교환하기보다는 윤 총장이 선생님 훈화 말씀을 듣는 분위기였다”고 주장했다. 전날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줄사표’지적을 했을 땐 윤 총장이 “원래도 관례적으로 (검찰총장 임명 후 검찰 인사에서) 4~50명이 사표를 내곤 했다. 합리적인 인사”라고 말했던 것과 차이가 있다.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 만난 나경원 [연합뉴스]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 만난 나경원 [연합뉴스]

나 원내대표에겐 윤 총장이 먼저 웃으며 다가갔다. 나 원내대표가 “축하드린다”고 하자 윤 총장도 웃으며 끄덕였다. 둘은 서울대 법대와 사법연수원을 비슷한 시기에 다녔다. 윤 총장이 대학은 3년, 연수원은 1년 위다. 한 법조인은 “가깝게 지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나 원내대표는 가정법 형태로 요청했다. 그는 “검찰이 일부 집권세력에 쏠려있는 부분이 있었다면, 이제 집권 중반이 넘어갔으니 국민에게 지지받는 검찰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6분여간의 공개 만남에서 윤 총장이 너털웃음을 터뜨리는 일도 있었다. 나 원내대표가 “대구 장외투쟁 과정에서 어떤 촌로가 황 대표에게 대통령을 연호하더라. 그런데 저를 보고는 고민하시다 검찰총장을 외쳤다”고 한 대목에서다. 나 원내대표도 함께 웃었다. 윤 총장은 “야당 의원님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법 집행에 있어 배가의 노력을 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당초 30분으로 예정했던 만남은 45분으로 늘었다. 나 원내대표는 만남 후에 ‘대학 선후배니 더 허심탄회하게 대화 나누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냥 별 내용 없었다”고 만했다.

윤 총장은 이날 바른미래당 소속인 주승용 국회부의장, 한국당 소속인 유기준 사개특위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법사위원인 금태섭 의원 등도 만났다.

한영익·성지원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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