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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쳐나는 해양쓰레기, 결국 미세플라스틱 된다…해결책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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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태풍 다나스가 지나간 뒤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 쌓인 해초와 쓰레기들. 송봉근 기자

지난달 21일, 태풍 다나스가 지나간 뒤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 쌓인 해초와 쓰레기들. 송봉근 기자

식탁에 오르는 미세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서는 해양쓰레기를 수거해 재활용하는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8일 오후 부산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는 해양과학기술원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주관으로 '해양 쓰레기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토론회'가 열려 늘어나는 해양 쓰레기의 현황과 대응책이 논의됐다.

"해양 쓰레기, 미세플라스틱 문제로 연결"

우리나라 해양 쓰레기 현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우리나라 해양 쓰레기 현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해양과학기술원 남해연구소 심원준 책임연구원은 주제 발표에서 “우리나라에서 해양쓰레기는 2012년 기준 연 9만 1195톤씩 새로 발생하고, 그 중 7만 7880톤이 플라스틱 쓰레기”라며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미세 플라스틱 문제로 번지면서 해양 쓰레기와 관련해 패러다임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미세플라스틱은 직경 1~5㎜ 크기로 조각난 플라스틱을 말한다.
심 책임연구원은 “그간 국가 연구개발, 용역사업은 중대형 플라스틱 쓰레기에 한정돼 미세플라스틱까지 포함하는 해양쓰레기 분석·탐지·이동분석 기술 등 원천 연구가 없다”며 “범부처 종합 연구개발 사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16일 과학기술장관회의에서 논의를 거친 결과, 현재 있는 5년 단위 해양쓰레기 관리 기본계획 외에 여러 부처가 관여하는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관련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11월에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세플라스틱 줄이기, '예방'이 90%"… 플라스틱 해양 유입 막아야

플라스틱이 해양으로 유입돼 물리적 마모, 분해과정을 거치면 미세플라스틱이 된다. 이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 생물들의 먹이사슬을 따라 결국 사람이 플라스틱을 다시 먹게 된다 [중앙포토]

플라스틱이 해양으로 유입돼 물리적 마모, 분해과정을 거치면 미세플라스틱이 된다. 이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 생물들의 먹이사슬을 따라 결국 사람이 플라스틱을 다시 먹게 된다 [중앙포토]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김경신 부연구위원은 이어진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의 국제사회 움직임과 우리나라의 대응’이란 발제에서 “해양쓰레기에 대한 대응은 국가 수준에서 아시아‧태평양 등 지역수준, 나아가 G20(주요 20개국), 유엔 등 전 세계 수준의 대응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미세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해양쓰레기 관리는 예방이 90%를 차지하고, 사후 수거는 10%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에 따르면 캐나타는 마이크로비즈(미세플라스틱을 발생시키는 작은 크기의 플라스틱 함유 제품)를 1999년 독성물질로 등재하고, 세면용품의 마이크로비즈 사용을 규제하고 있다.
영국과 미국도 화장품·치약 등의 마이크로 비즈 사용을 금지하고, 프랑스는 미세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플라스틱 포장재 및 봉투 자체를 금지시켰다.
그는 "2017년 해양환경관리법 분법, 해양폐기물 및 해양오염퇴적물 관리법 제정을 추진했지만 국회에 계류 중"이라며 이라며 "해양으로 유입되는 쓰레기를 차단하고 어민 등 이해관계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해양쓰레기 발생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태풍 한번에 쓰레기 100톤… 어망·폐플라스틱 재활용도 제안

지난달 4일 충남 태안군 소원면 앞바다에서 한 어선이 수면 위로 떠오른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4일 충남 태안군 소원면 앞바다에서 한 어선이 수면 위로 떠오른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 발생한 해양쓰레기의 재활용을 늘려야 한다는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김민욱 선임연구원은 '해양 플라스틱쓰레기의 재활용 기술 개발'이란 주제 발표에서 “지난달 태풍 다나스 이후 육상에 밀려온 해양쓰레기만 최소 100톤으로 추정되지만, 대부분 소각처리되고 재활용은 미흡하다”며 “2017년 기준 국내 해양쓰레기 발생 18만톤 중 9.5만톤이 수거되는데, 55.6%로 가장 많은 플라스틱을 여러 방법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해양쓰레기 중 폐어망 등 못쓰게 된 어구(고기를 잡는데 쓰이는 도구들), 폐스티로폼‧폐플라스틱이 다수를 차지한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현재 폐어망을 재활용해 나일론으로 만드는 기술을 가진 업체가 1곳밖에 없지만, 미국은 폐어망을 고체연료로 만들고, 이탈리아는 폐어망을 재활용한 나일론 원사로 카페트·의류 업체 등에도 납품하고 있다.

해양쓰레기는 육상쓰레기와 달리 염분·이물질·해양생물 등을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세척‧건조‧파쇄 등 전처리 과정이 까다롭다.
현재 이 기술이 부족해 해양 쓰레기 해결이 어렵다는게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우선 전처리 기술을 확보하고 나면, 해양쓰레기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김 연구원은 “미국은 폐플라스틱을 화학 처리해 하루 10톤씩 디젤연료로 변환하고, 일본은 폐스티로폼으로 고체 연료를 만든다”며 “폐어망은 섬유보강재, 시멘트 보강재 등으로도 사용할 수 있고,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건설용 플라스틱이나 아스팔트 재료 등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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