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남제자 덮친 중학교 야구 코치…경찰 '유사강간' 구속영장 신청

중앙일보

입력

폭력 일러스트. [일러스트 강일구]

폭력 일러스트. [일러스트 강일구]

숙소에 단둘이 있던 중학생 남자 제자의 신체를 강제로 접촉한 혐의를 받아 온 전직 야구부 코치가 구속 갈림길에 섰다.

국과수 "학생 이불서 코치 체액 검출" #前코치 "그런 적 없다" 혐의 전면 부인 #

7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6일) 본인이 지도하던 야구부 선수 A군(14·중2)에게 강제로 신체 접촉을 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전직 야구부 코치 B씨(25)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B씨는 지난 5월 29일 오전 전북 지역 모 중학교 야구부 선수 일부가 묵는 숙소에서 혼자 잠자던 A군의 신체를 강제로 접촉한 혐의다.

B씨는 경찰에서 "그런 짓을 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감식 결과 A군 방에 있던 이불 등에서 B씨의 체액이 검출됐다. 국과수는 최근 이 사실을 경찰에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피해자가 어린 데다 B씨가 야구부 코치로서 추가 범행을 할 우려가 있어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군 부모의 고소로 수사에 착수했다. 당초 A군은 B코치에게 성폭력을 당한 날 다른 학교와 연습 경기를 치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차마 숙소에는 들어갈 수 없어 이날 오후 늦게서야 아버지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야구가 너무 좋다. 이번 일로 야구부가 해체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는 이튿날(5월 30일) 오전 학교를 찾아가 아들이 당한 성폭력 내용을 전했고, 교장은 B코치를 해임했다. A군은 아버지와 함께 이날 오후 관할 경찰서에 가서 B씨를 고소했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B씨에게 당한 피해 사실을 매우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가 아니면 묘사할 수 없는 내용을 미리 노트에 자세히 적어 경찰서에 제출했다고 한다.

B씨는 자기 몸무게의 절반 수준인 A군을 힘으로 억압해 범행했다고 한다. B씨는 키 180㎝ 안팎에 몸무게가 100㎏이 넘는 거구라고 한다. B씨는 범행 직후 A군에게 "다른 사람한테 말하면 다친다"며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일어난 숙소는 다른 시·군에서 온 선수 학부모들이 마련한 집으로 파악됐다. A군은 야구부 선배와 같은 방에서 생활하고 있었지만, 사건 당시 룸메이트 선배는 숙소에 없었다고 한다. B씨는 야구부 다른 코치 1명과 함께 해당 숙소에서 생활했으며, 1년가량 야구부 선수들을 지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사건 이후 해당 숙소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정신적 충격이 커 야구부 훈련에는 안 나가고, 병원을 오가며 심리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