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진 미중 무역전쟁···"글로벌 침체 넘어 불황 올 수 있다"

중앙일보

입력 2019.08.06 14:45

업데이트 2019.08.06 14:59

그래픽=최종윤 yanjj@joongang.co.kr

그래픽=최종윤 yanjj@joongang.co.kr

미·중 무역전쟁이 미·중 통화전쟁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면서 세계 경제 불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단순한 경기 침체를 넘어 글로벌 경제 불황(recession)이 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CNN방송은 5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가 25년 만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더이상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미·중 전쟁이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지난해부터 진행돼 온 미·중 무역갈등이 늘 심각한 양상으로 전개됐지만, 이번에는 환율전쟁으로 인해 세계 경제에 공포를 불러일으킬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피터 부크바 블리클리자문그룹의 수석투자책임자(CIO)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기차가 선로를 벗어나 탈선한 상황"이라며 "관세로 중국을 다루려 한 (미국의) 정책은 어리석게도 실패했다"고 말했다. 미국 내 많은 투자자와 경영자들이 중국과의 공정한 무역 환경을 조성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도에는 대체로 동의하지만, 중국으로부터 협상과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관세'라는 카드를 사용한 것에 대해선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며 미중 무역전쟁이 다시 심화되고 있는 6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 딜러가 위안화 관련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며 미중 무역전쟁이 다시 심화되고 있는 6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 딜러가 위안화 관련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미·중 무역갈등이 환율전쟁으로 이어져 전 세계 경제에 불황을 가져올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아트 호건 내셔널시큐리티증권(NSC)의 수석 시장전략가는 "역사적으로 세계적 경제불황은 통화정책 실패의 결과물이었지만, 이번에 사상 최초로 무역정책 실패로 인한 불황을 경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중국보다) 미국 경제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어느 정도 미국 경제에 타격을 줄 지는 가늠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더 큰 문제는 세계적 불황이 왔을 경우 이에 대처할 각국 중앙은행들의 ‘총알’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유럽과 일본 등은 이미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미국은 지난달 10년 만에 금리를 내렸다. CNN은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해도 무역 관련 불확실성을 상쇄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에 중국이 추가 대응책을 내놓을지에 대해서는 관망세다. 안 그래도 미·중 무역전쟁으로 피로도가 높은 상황에서 위안화 가치가 더 떨어지면 금융시장 불안과 함께 투자자들이 당황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이 필사적으로 공들여온 외국 자본 유치에 차질이 생길 수 있음을 의미한다.

미중 무역분쟁 일지. [연합뉴스]

미중 무역분쟁 일지. [연합뉴스]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9월 말까지 미국 증시가 10%가량 더 조정을 거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클 윌슨 모건스탠리 수석주식전략가는 "(경제의) 기초체력 약화에 따른 (주가) 하락세가 더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마이클 히슨 유라시아그룹 동북아시아 담당자는 "중국은 미국의 협상 목표에 대해 더욱 부정적이고 냉소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미·중 무역갈등이 해결되더라도 합의점에 도달하기 전까지 더 큰 경제적 위기가 닥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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