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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3위→97위' 권순우, 4년 만에 어떻게 100위를 돌파했나

중앙일보

입력

한국 테니스에 새로운 희망이 떠올랐다. 2015년 남자프로테니스(ATP)에 입문할 때 2093위였는데, 4년 만에 100위 안에 진입하게 된 권순우(22·CJ후원)의 이야기다.

남자 테니스 권순우. [사진 스포티즌]

남자 테니스 권순우. [사진 스포티즌]

권순우는 5일 발표된 세계 랭킹에서 지난주 112위보다 15계단 오른 97위에 자리했다. 이로써 권순우는 생애 처음으로 세계 랭킹 100위 안에 들어가게 됐다. 이는 한국 남자 테니스 사상 3번째 기록이다. 앞서 이형택(43·은퇴), 정현(23·한국체대)이 100위 진입을 이뤘다. 이형택은 24세이던 2000년 11월에, 정현은 19세 때인 2015년 4월에 100위 벽을 돌파했다. 이형택은 36위, 정현은 19위가 자신의 최고 랭킹이다. 권순우는 현재 97위가 개인 최고 랭킹이다.

대한테니스협회는 이형택 이후 끊긴 남자 선수들을 키우기 위해 2010년대 주니어 전문 육성팀을 만들었다. 당시 정현을 비롯해 이덕희(21), 홍성찬(22) 등이 집중적으로 훈련을 받으면서 세계 주니어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정현은 2013년 윔블던 주니어 남자단식에서 준우승을 거뒀고, 홍성찬은 2015년 호주오픈 주니어 남자딘식에서 준우승을 기록했다. 이덕희는 2014년 주니어 세계 랭킹 10위 안에 들며 선전했다.

2017년 서울오픈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정현(왼쪽)과 권순우. [중앙포토]

2017년 서울오픈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정현(왼쪽)과 권순우. [중앙포토]

그런데 주니어 육성팀에 권순우는 없었다. 권순우는 주니어 시절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랬던 권순우가 혜성처럼 등장했다. 2015년에 프로에 데뷔했고, 지난 2017년 챌린저 대회에서 준우승을 두 차례나 차지하면서 세계 랭킹을 300위대에서 168위까지 끌어올렸다. 안정적인 기본기에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파워를 키우면서 공에 힘이 실렸다. 주니어 때 주목 받지 못해 자신감이 떨어져 있었지만, 점점 이기는 경기를 많이 하면서 자신감도 상승했다.

한동안 기복이 있었지만 올해는 파죽지세다. 올해 4월 국가대표 출신인 임규태 코치를 영입하고 한 단계 발전했다. 지난 5월 서울오픈 챌린저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국내 1인자로 떠올랐다. 지난 6월 윔블던에서는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진출했다. 비록 1회전에서 탈락했지만, 투지 있는 모습으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권순우, 남자프로테니스 투어 8강 진출 확정   (서울=연합뉴스) 권순우가 1일(한국시간) 멕시코 로스카보스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멕시코오픈 대회 사흘째 단식 본선 2회전에서 승리 후 8강 진출을 기념하여 촬영하고 있다. 2019.8.1 [스포티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권순우, 남자프로테니스 투어 8강 진출 확정 (서울=연합뉴스) 권순우가 1일(한국시간) 멕시코 로스카보스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멕시코오픈 대회 사흘째 단식 본선 2회전에서 승리 후 8강 진출을 기념하여 촬영하고 있다. 2019.8.1 [스포티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후에도 권순우의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 지난달 ATP 투어 애틀랜타 오픈과 멕시코 오픈에서 연달아 예선을 통과, 본선에 진출한 권순우는 애틀랜타 오픈 16강(2회전)과 멕시코 오픈 8강(3회전)의 성적을 냈다. 그리고 마침내 테니스 선수들이 제1의 목표로 꼽는 세계 랭킹 100위를 돌파했다. 권순우의 올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는 5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리고 있는 ATP 투어 로저스컵에도 예선을 통과했다. 본선에서 자신의 ATP 투어 대회 최고 성적(8강) 경신에 도전한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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