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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고령자 운전 사고···중앙선 넘은 80대 운전자 부부 사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고령 운전자가 가해자인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올해 부처님 오신 날인 지난 5월 12일 경남 양산 통도사 입구에서도 김모(75)씨가 몰던 차량이 갑자기 인파를 덮쳐 1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연합뉴스]

고령 운전자가 가해자인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올해 부처님 오신 날인 지난 5월 12일 경남 양산 통도사 입구에서도 김모(75)씨가 몰던 차량이 갑자기 인파를 덮쳐 1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연합뉴스]

80대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차와 충돌해 80대 운전자 부부가 숨지고, 맞은편 차에 타고 있던 여성 2명이 다쳤다.

대구 팔공로서 승용차끼리 정면 충돌 #목격자 "차량이 갑자기 중앙선 넘었다"

5일 대구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30분쯤 대구시 동구 진인동 예비군 훈련장 인근 팔공로에서 A씨(81)가 운전하던 오피러스 승용차가 중앙선을 넘어 경산시 와촌면 방향으로 달리던 B씨(55·여)의 아우디 승용차와 정면충돌했다.

이후 오피러스 승용차는 도로변 고압선 전봇대와 부딪혀 A씨와 옆에 타고 있던 부인 C씨(78)가 그 자리에서 숨졌다. 맞은편 차에 탔던 B씨 등 여성 2명은 손목 등에 골절상을 입고 병원에 옮겨졌다. 경찰은 "(A씨의) 오피러스 승용차가 갑자기 중앙선을 넘으며 사고가 났다"는 목격자 진술 등을 바탕으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고처럼 고령 운전자가 가해자인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부처님 오신 날인 지난 5월 12일 경남 양산 통도사 입구에서도 김모(75)씨가 몰던 차량이 갑자기 인파를 덮쳐 1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경찰은 김씨가 운전 미숙으로 갑자기 출발하면서 사람들을 덮친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2월 13일에는 서울 강남의 한 호텔 주차장에서 D씨(96)가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을 주차하려다 건물 벽과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았다. 그는 사고 후에도 차량을 멈추지 못하고 지나가던 여성까지 충돌해 숨지게 했다. D씨는 지난해 고령 운전자 적성검사를 이수했지만, 결국 운전 미숙으로 인명 사고를 냈다.

경찰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김민기(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는 298만6676명으로 전체 운전면허 소지자의 9%를 차지했다. 2010년 100만명을 넘은 데 이어 8년 만에 300만명 시대에 진입했다. 경찰은 2028년에는 고령 운전자가 전체의 22%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65세 이상 운전자가 가해자인 교통사고는 2013년 1만7590건에서 매년 10% 정도 증가하고 있다. 2017년에는 2만6713건이 발생했다. 최근 10년간 60세 이하 운전자의 교통사고 건수는 12%가량 줄었지만, 61세 이상에서는 244%가 증가했다.

대구=김정석·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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