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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서 가장 비싼 도로 거가대교 통행료 5000원 인하

중앙일보

입력

거가대교를 통행하고 있는 자동차들. [중앙포토]

거가대교를 통행하고 있는 자동차들. [중앙포토]

전국에서 가장 비싼 도로로 불리는 거가대교의 통행료가 5000원 인하된다. 다만 화물차에 한해 적용된다. 인하 시기는 이르면 9월, 늦으면 10월로 예상된다.

경남도 “통행료 인하 부산시와 협의…시기조율” #이르면 오는 9월부터 화물차에 한해 적용 #통행료 인하하면 통행량 30% 증가 예상 #중·소형차는 기존 통행료 유지 #

4일 경남도 건설지원과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부산시와 협의를 통해 화물차에 한해 거가대교 통행료를 5000원 인하하기로 결정했다”며 “도입 시기는 조율 중이다. 부산에는 다른 민자 도로가 많아 형평성 차원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이 문제가 해결되면 곧바로 인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가대교는 전국 고속도로를 포함한 유료도로 중 가장 비싸다. 특히 정부 예산으로 만든 재정도로보다 평균 1.43배 비싼 전국 18개 민자 도로와 비교해도 비싸다. 민자 도로 중 비싼 인천대교(19.2㎞)의 경우 소형차 기준으로 편도 5500원을 받는데 거가대교는 1만원이다.

오는 9월부터 통행료가 인하되면 특대형 차는 3만원에서 2만 5000원, 대형차는 2만 5000원에서 2만원으로 거가대교를 이용할 수 있다. 중형차와 소형차는 기존과 동일한 1만 5000원과 1만원의 통행료를 내야 한다. 경남도 관계자는 “조선업과 건설업 경기 악화로 가장 경제적 타격이 큰 화물차에 한해 우선 인하된 통행료를 적용한다”며 “중·소형차의 통행료를 인하하면 재정 부담이 증가할 여지가 커 당장 인하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화물차의 통행료가 인하되더라도 부산시와 경남도가 분담하는 재정 지원이 많이 늘어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통행료 인하로 화물차 통행량이 증가하면 통행료 수입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통행료가 인하되면 화물차의 하루 통행량이 900대에서 1200대로 3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통행료는 17~20% 인하하는데 통행량이 30% 증가하면 통행료 수입은 늘어나게 된다. 부산과 경남이 추가로 재정 지원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용역 결과에 따라 통행료 인하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해연 거가대교 범대위 자문위원이 지난해 12월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김해연 거가대교 범대위 자문위원이 지난해 12월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거가대교는 비용보전(SCS) 방식을 도입해 부산시와 경남도가 매년 700억원가량을 ㈜GK해상도로에 지원하고 있다. 2019년에는 부산과 경남이 각각 340억원을 지원한다. 거가대교 관리권자인 GK해상도로는 민간자본 1조4397억원을 투자했다. 여기에 국비와 지방비 등 8788억원 등 총 2조3185억원을 들여 거가대교를 건설했다.

거가대교가 개통한 2010년에는 부산과 경남도는 GK해상도로의 통행료 수입을 보조해주는 ‘최소운영수입보장(MRG)’ 계약을 맺어 ‘세금 먹는 하마’라는 논란을 빚었다. 2013년 11월 GK해상도로가 거가대교 운영권을 KB자산운용에 팔면서 비용보전(SCS)' 방식으로 바꿨다. 이에 따라 부산시와 경남은 투자 원금과 40년간의 이자 비용, 운영 경비를 GK해상도로에 지원하고 있다.

경남도는 향후 중·소형차의 통행료도 인하할 수 있도록 재정 절감 방안을 강구한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용역 결과 중·소형차는 통행료를 인하하면 지자체의 재정 부담이 늘어나는 것으로 예상한다”며 “거가대교 운영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은 뒤 중·소형차 통행료 인하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제=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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