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효자 방위산업
지난달 21일 영국의 민간 군사정보 매체 제인스는 공군력 강화를 추진 중인 아르헨티나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경공격기 FA-50을 차기 전투기로 선정했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 언론은 최대 10대의 FA-50 전투기를 대당 3000만 달러에 최대 10대 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F-16 전투기보다 1000만 달러 이상 저렴한 가격을 장점으로 꼽았다. 오는 10월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 이후 구매계약을 체결할 전망이다. KAI 측은 이에 대해 “8대 수출을 놓고 아르헨티나와 아직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FA-50은 록히드 마틴과 KAI가 공동개발한 고등훈련기 T-50 골든이글의 파생 기종이다. T-50 개발로 한국은 12번째 초음속 제트기 개발국이자 6번째 수출국으로 도약했다.
대당 3000만 달러에 최대 10대 #필리핀·이라크 이어 도입 결정
한국의 항공기 수출은 KT-1 ‘웅비’ 기본훈련기에서 시작됐다. 프로펠러기인 웅비는 1999년 양산 1호기를 선보인 뒤 공군에서 운용 중이다. 우수한 성능을 인정받아 인도네시아·페루·터키·세네갈 등에 수출됐다. T-50은 2002년 초도비행, 2003년 음속 돌파에 이어 2005년에 공군에 인도됐다. 파이팅이글이라는 별명을 가진 FA-50은 T-50을 다목적 전투기로 개조한 것이다. 2013년부터 실전 배치됐다. 한국 공군은 T-50 82대의 개발과 양산 비용으로 2조 1000억원, FA-50 60대 양산에 4081억원을 투입한다.
T-50과 FA-50은 처음부터 수출을 염두에 두고 개발됐다. 하지만 T-50 계열의 수출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최소 350대를 도입하는 미국의 차기 고등훈련기 사업에서 반값 할인을 내세운 보잉의 BT-X에 밀려 탈락했다. 아랍에미리트(UAE)·싱가포르·이스라엘·폴란드 등이 T-50 대신 이탈리아의 M-346을 선택했다. 인도네시아에 16대, 태국에 12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경공격기를 염두에 두고 설계함 점은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켰다. 하지만 경공격기로의 활용 가능성은 장점이기도 하다. 부유하지 못한 국가들에 인기가 있다.
필리핀은 2013년 FA-50 12대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필리핀 공군은 1995년 한국 공군에서 퇴역하는 F-5 전투기를 대당 100달러에 사들여 2005년까지 운용했다. 이후 제대로 된 제트 전투기가 없는 상황에서 2012년 중국과 스카보러 섬 분쟁이 일어나자 FA-50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FA-50은 필리핀 남부 반군 공습 등에서 활약해 현지에서 인기를 끌었다. 이라크도 24대 도입을 결정했다. 이밖에 베트남·말레이시아 등도 도입 가능성이 크고, 스페인은 대형수송기 A400M과의 맞교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우·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