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신약 개발 3~4년 단축하는 ‘첨생법’ 3년 만 국회 문턱 넘었다

중앙일보

입력 2019.08.02 19:42

업데이트 2019.08.02 19:45

‘인보사’ 사태로 국회 통과가 미뤄졌던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ㆍ지원에 관한 법률안’(이하 첨생법)이 2일 3년 만에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신약 개발 기간이 단축될 것”이라는 반응과 “제2의 인보사 사태를 부를 것”이라는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희귀난치질환 치료 기회 확대 기대…“‘제2 인보사 사태’ 우려”도

바이오 신약 개발 기간을 3~4년 단축시키는 내용을 담은 첨생법이 국회 본회의를 2일 통과했다.[중앙일보]

바이오 신약 개발 기간을 3~4년 단축시키는 내용을 담은 첨생법이 국회 본회의를 2일 통과했다.[중앙일보]

첨생법은 세포치료, 유전자치료, 조직공학치료 등 첨단재생의료분야와 바이오의약품을 연구단계부터 제품화까지 관리하는 체계를 만드는 법이다. 희귀ㆍ난치질환용 신약 개발 때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우선심사, 사전심사, 조건부 허가 등을 적용한다. 또 전문심의위원회의 감독 아래서 이상반응 추적조사, 연구결과를 기록ㆍ보고하게 된다. 업계는 기존 10~15년 걸리는 신약 개발 기간을 3~4년 단축할 것으로 기대한다. 희귀ㆍ난치질환자를 치료할 때 재생의료 치료 기회도 확대될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 연간 국내 환자 1만여명이 줄기세포 치료를 받기 위해 일본 등으로 원정치료를 떠나고 있다.

이날 한국바이오협회는 성명을 통해 “그간 규제로 가로막혔던 유전자 치료제 및 줄기세포 치료제 등과 같은 첨단바이오 기술의 연구와 산업화를 글로벌 수준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됐다는 것이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환영했다.

그러나 법안 통과가 제2의 인보사 사태를 부를 것이라며 법안 통과를 규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40여개의 시민단체로 구성된 무상의료운동본부 등은 “바이오산업계의 돈벌이를 위해 안전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명백한 의료민영화 핵심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조건부 허가 방식의 손쉬운 방법으로 시장 출시를 묵인해주는 위험천만한 규제 개악의 근거 법률이 마련됐다”는 주장이다.

첨생법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2016년 6월부터 장기간에 걸쳐 논의한 끝에 지난 4월 법제사법위원회에 넘겨졌다. 소관 상임위에서 오래 논의해 통과시킨 법안인 만큼 법사위-본회의 통과는 문제없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 성분 변경 논란이 일면서 위기를 겪었다. 첨생법이 통과되기엔 제대로 된 검증시스템이 부재하다며 법안 통과를 저지하는 움직임 탓에 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표류해왔다.

식약처는 첨생법이 세포 처리나 채취 과정 등 관리를 더 철저히 하는 내용을 담아 인보사 사태 재발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첨생법은 공포된 후 1년 뒤부터 시행된다. 보건복지부와 식약처는 관련 하위법령 및 구체적 시행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계획이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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