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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에듀]"정답 찾는 모범생 말고 질문하는 모험생이 AI를 이긴다"

중앙일보

입력

최근 87번째 책 ‘이런 사람 만나지 마세요’를 출간한 한양대 유영만 교수는 국내 대표적인 다작 교수다. 책 100권 출간을 목표로 설정한 그는 자연 생태계를 통해 삶의 지혜와 방향성을 제시한다. 나무를 오랫동안 관찰해 얻은 통찰을 바탕으로 집필한 『나무는 나무라지 않는다』가 대표적이다. 이번에 출간한 책에선 인간관계 이야기를 풀어냈다. 대인관계를 통해 형성된 ‘나’에 대한 체험적 성찰기다. 우린 어떤 학생, 어떤 어른, 어떤 직장인이 돼야 할까? 전라남도 여수에 위치한 해변 찻집에서 유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87번째 책 출간한 한양대 유영만 교수 인터뷰 #공부머리는 체력에서 나온다... "땀흘려야 공부도 잘해" #기계 존재 이유는 해답 제시, 인간의 존재 이유는 질문 #나무의 뿌리 깊이가 높이를 결정... "삶의 깊이는 독서다"

먼저 대학 캠퍼스에서 만난 밀레니얼 세대에 관해 이야기 해달라.

인내, 버티기를 미덕으로 여기는 아날로그 세대는 밀레니얼 세대를 못 미더워한다. 하지만 해야 하는 이유와 목적지를 분명히 제시하면 난관에 부딪혀도 돌파하려는 열정과 의지가 있더라.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만 몰입하는 이기적인 성향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삐딱하게 볼 필요는 없다. 예의가 없지도 않다.

유 교수는 "2시간 공부하려면 1시간은 운동을 해라. 운동이후 2시간을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뇌력이 생긴다"고 말한다.

유 교수는 "2시간 공부하려면 1시간은 운동을 해라. 운동이후 2시간을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뇌력이 생긴다"고 말한다.

그런데도 아쉬운 부분은 있을 것 같은데.

중·고등학생의 경우 일정이 매우 타이트하다. 하지만 공부 머리 또는 생각 머리라 할 수 있는 '뇌력'은 체력에서 나온다. 공부 2시간을 효율적으로 하려면 공부만 해서는 안 된다. 먼저 1시간 공부하고 1시간 운동을 해야 2시간 공부할 수 있는 '뇌력', 체력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농담으로 학생들에게 ‘침을 흘리지 말고 땀을 흘려야 한다’고 말한다. 대학생은 시간 활용에 있어 자율적 선택권이 폭넓지 않나. 최근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상은 혁신적인 의식구조와 혁명적인 사고체계를 가진 사람이다. 이를 위해선 깊이있는 교양이 필요하다.

4년간 뿌리를 깊이 내리고 이후 1년에 12미터씩 자라는 대나무처럼 내공을 쌓아야 한다. 뿌리의 깊이가 높이를 결정한다. 삶의 깊이를 더할 수 있는 방법은 독서다. 일주일에 한 권 읽으면 대학 4년 동안 200권 읽을 수 있다. 엄청난 레퍼런스를 탑재할 수 있는데 독서를 잘 안 하는 게 아쉽다.

알면서도 실천하긴 어렵다. 독서에 대한 필요성을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 달라.

누군가의 말을 빌려 설명하자면 기계의 존재 이유는 정답이다. 하지만 인간의 존재 이유는 질문이다. 모범생은 답을 말하지만 '모험생'은 질문을 한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발달로 기계가 더 빨리 더 많은 답을 제시한다. 인공지능도 쉽게 답하지 못하는 질문을 할 수 있는 게 능력자다. 그리고 독서와 함께 꼭 해야 할 게 ‘당해보기’다. 어떤 상황이든 맞닥뜨려야 한다는 말이다. 지식은 러닝을 통해 공급받고 지혜는 리빙을 통해 나온다는 말이 있다. 생각지도 못한 일을 당했을 때야 생각지도 못한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이게 바로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실천적 지혜다.

유영만 한양대 교수.

유영만 한양대 교수.

성공하는 학생, 성공하는 직장인을 위한 조언을 부탁드린다.

학생은 결과물로 성공을 말해선 안 된다. 얼마나 넘어지고 모험했는지가 중요하다. 그게 가능성을 열어 주기 때문이다.. 정답은 가능성을 닫아 버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15도 이상 하늘을 올려다보지 못하는 돼지가 하늘을 온전히 볼 수 있는 건 걷다 자빠진 경우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못 봤던 가능성을 자빠져야 볼 수 있다.
유부혁 기자 yoo.boo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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