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제주서 정서장애 고교생 사흘째 실종…경찰 공개수사 착수

중앙일보

입력

서귀포시 표선면 한 약국에 표선고 남학생 공개수사 전단지가 붙어있다. 최충일 기자

서귀포시 표선면 한 약국에 표선고 남학생 공개수사 전단지가 붙어있다. 최충일 기자

제주에서 정서장애를 앓고 있던 남자 고교생이 실종된 지 사흘째로 접어들면서 경찰이 공개수사에 나섰다.

가족과 사는 농장서 할머니와 대화 후 나가 #슬리퍼 신고 휴대전화 두고 나가…행방 묘연 #경찰, 헬기까지 동원해 수색 이어갔으나 ‘감감’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지난 29일 오후 6시 30분쯤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집에서 나간 이후 실종된 유동현(17)군의 행적을 찾기 위해 공개수사에 착수했다”고 31일 밝혔다.

실종 당일 유군은 자신의 집이 위치한 농장에서 운영하는 단체식당에 오후까지 있다가 사라졌다. 당시 유군은 “동현이 네가 다른 사람 신발을 신고 왔다. 네 신발로 갈아 신고 와라”는 할머니의 말을 들은 후 농장 밖으로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영농조합법인 관계자는 “전에도 집을 나가는 일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유군이 사는 집은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의 한 농업법인 소유의 농장 안에 있다. 경찰에 따르면 유군은 가족과 함께 경북 칠곡에서 4달 전 제주로 이주했다. 농장에서 일을 하는 아버지 밑에서 할머니와 함께 살아왔다.

실종 남학생이 살던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의 한 농업법인 농장의 건물. 앞에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최충일 기자

실종 남학생이 살던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의 한 농업법인 농장의 건물. 앞에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최충일 기자

조사 결과 유군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정서장애 증세를 앓아왔다. 유군은 키 173㎝에 야윈 체격이며, 실종 당시 파란색 반소매 티셔츠와 검은색 반바지를 착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이 배포한 사진에 나온 안경은 쓰지 않은 상태였으며, 슬리퍼를 신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유군의 아버지는 지난 30일 “아들이 아무 말 없이 휴대전화기를 두고 집을 나가 들어오지 않고 있다”며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경찰은 집 주변 폐쇄회로TV(CCTV)를 확인해 유군이 실종 당일인 지난 29일 오후 6시29분 농장을 나선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유군은 오후 7시쯤 인근의 성읍랜드와 7시30분쯤 성읍초등학교 인근을 지나 오후 8시5분쯤 서귀포시 표선면 제주경찰청 해안경비단 앞을 지나 남쪽 표선 바다 쪽으로 내려가는 모습이 확인됐다.

제주 표선고 고등학생 실종 전단지 [서귀포경찰서 제공]

제주 표선고 고등학생 실종 전단지 [서귀포경찰서 제공]

경찰은 바다 쪽으로 간 후 유군의 행적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헬기 등을 동원해 이틀 동안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행방을 찾지 못한 상태다. 경찰은 “유군과 인상착의가 비슷한 사람을 목격하면 국번 없이 112 또는 서귀포경찰서 여청수사팀(064-760-5388)으로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