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에 사는 사람이 지난해 건강보험료를 가장 많이 내고, 건강보험 혜택은 가장 적게 누린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전남 신안군에 사는 사람은 건보료를 가장 적게 내고, 혜택은 가장 많이 누렸다. 또 건강보험 가입자 중 6.2%는 1년 동안 병원이나 약국 등을 단 한번도 이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18년 보험료 부담 대비 급여비 현황 분석 자료집’을 31일 발간했다.
지난해 건강보험 가입자는 세대 당 월평균 11만1256원의 보험료를 내고 20만8886원의 건보 급여를 받아 보험료 부담 대비 1.88배의 혜택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세대를 보험료 순서로 최하위부터 최상위까지 5개 구간으로 나눠 보면 보험료 하위 20% 세대(1분위)는 월평균 2만9667원을 보험료로 부담하고, 16만2308원을 보험급여로 받아 보험료부담 대비 건강보험 혜택이 5.5배에 달했다. 보험료 상위 20% 세대(5분위)는 26만1497원의 보험료를 내고 30만8317의 혜택을 누려 급여비가 1.2배로 나타났다.
시군구별로 보면 보험료를 가장 많이 낸 지역은 서울 강남구로 나타났다. 강남구에 사는 건강보험 가입자(지역ㆍ직장 포함)는 월 19만8181원의 건보료를 냈다. 반면 강남구 주민은 보험 혜택은 가장 적게 봤다. 월 평균 18만2007원의 보험급여를 받아 보험료 부담 대비 급여비가 0.92배로 전국 최저를 기록했다. 보험료 부담 대 급여비가 낮은 지역을 보면 서울 서초구,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울 용산구,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 과천시, 서울 송파구, 서울 종로구, 경기 용인시 수지구, 서울 마포구가 뒤를 이었다. 낸 보험료에 비해 급여비가 가장 높은 지역은 전남 신안군으로 나타났다. 월 평균 5만4519원의 건보료를 내고, 28만4957원의 보험급여를 받아 보험료 부담 대 급여비가 5.23배에 달했다. 그 뒤를 전남 완도군, 전남 고흥군, 전남 진도군, 전북 순창군, 전북 부안군, 전북 고창군, 전남 함평군, 전남 보성군, 전북 임실군이 이었다. 급여비가 높은 지역은 대부분 노인 인구 비율이 높고, 가계 소득이 낮은 농어촌 지역으로 나타났다. 급여비가 낮은 지역은 고소득층이 많이 사는 대도시 지역이었다.
2018년 1년간 자격변동이 없는 분석대상 1780만 세대 중 보험료 부담보다 급여비 혜택이 높은 세대는 849만 세대로 47.7%를 차지했다. 혜택이 적은 세대는 931만 세대(52.3%)였다. 급여비가 보험료의 1~2배 이내인 세대는 324만 세대로 전체의 18.2%이고, 급여비가 보험료의 5배 이상인 세대는 213만 세대로 11.9%를 차지했다. 또 지역가입자 중 보험료 이내로 급여비를 지출한 세대는 310만 세대로 전체의 51.5%이었고, 보험료부담 대비 급여비가 10배 이상인 세대도 약 49만 세대로 8.2%나 됐다. 직장가입자 중 보험료 이내로 급여비를 지출한 가입자는 602만 명으로 전체의 52.7%이었고, 보험료부담 대비 급여비가 10배 이상인 직장가입자는 46만 명으로 3.9%를 차지했다.
전체 세대별 보험료부담 대비 급여비는 1.88배인데 반해 중증ㆍ희귀질환자가 있는 세대는 이보다 훨씬 혜택을 많이 본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질환자가 있는 세대는 8.4배, 뇌혈관질환 6.3배, 암 4.2배, 희귀질환 4.2배였다. 특히 보험료 하위 20% 세대의 암 보험료 대비 급여비는 15.2배이고, 보험료 상위 20% 세대는 1.7배로 저소득층이 중증질환에 걸린 경우 더 많은 혜택으로 보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가입자 3847만 명 중 2018년 1년 동안 병원ㆍ약국 등 요양기관을 한번도 이용하지 않은 사람은 238만 명으로서 전체의 6.2%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2017년 6.5%) 0.3% 감소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