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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쏘자 美 "상황 예의 주시"…실무협상 의식해 대응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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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조선중앙TV가 보도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장면. [연합뉴스]

지난 26일 조선중앙TV가 보도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장면. [연합뉴스]

북한이 25일에 이어 31일에도 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미국은 “상황을 주시하겠다(monitor)”고 밝혔다. 북ㆍ미 실무협상을 위한 물밑 접촉이 진행 중인 가운데 북한의 도발에 강경한 입장 표명을 먼저 내놓기 보단 우선 북한의 의도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는 분위기가 읽힌다.

미국 당국자들은 한국 언론 등의 이번 31일 미사일 발사에 대한 질의에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a missile launch) 관련 보도들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이번 발사는) 미국에 위협을 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CNN 역시 “미 정부 당국자가 북한이 두 발의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확인했다”면서도 “이번 발사가 미국에 위협을 가하진 않는다는 게 미국 정부의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NBC는 “발사체의 종류가 무엇인지 판별하기 위한 작업이 (미국 정부에 의해)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군사연습과 남측의 신형군사장비 도입에 반발해 지난 25일 신형전술유도무기(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위력시위사격'을 직접 조직, 지휘했다고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군사연습과 남측의 신형군사장비 도입에 반발해 지난 25일 신형전술유도무기(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위력시위사격'을 직접 조직, 지휘했다고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깜짝 53분 회동을 마친 뒤 양측은 실무회담을 개시하기 위한 접촉을 이어왔다. 존 볼턴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23~24일 방한했을 당시 국가안보회의(NSC) 관리들이 판문점에서 북측 인사들과 접촉했던 것으로 30일(현지시간) 드러났다. 미국은 북한 측이 미국 NSC 고위급 인사와 만나 “실무협상을 곧 재개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 역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가 열리는 태국 방콕으로 향해 실무협상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엿새만에 미사일 발사를 한 것을 두고 미국은 그 의도를 파악 중이다.

북미 3라운드 협상을 벌일 것으로 알려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명길 전 북한 베트남 대사. [연합뉴스]

북미 3라운드 협상을 벌일 것으로 알려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명길 전 북한 베트남 대사. [연합뉴스]

지난 25일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했을 때보다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25일 당시 국무부 당국자는 ‘미사일’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대신 ‘발사체’라고만 발표했었다. 국무부 당국자가 “북한에서 발사된 단거리 발사체에 대한 보도들을 인지하고 있다”며 “추가로 논평할 것은 없다”꼬 밝히면서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 역시 25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단거리 미사일을 “작은 것들(small ones)”이라며 “이런 실험은 많이들 이뤄진다”고 의미를 축소시켰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단거리 미사일들은) 미국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라며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에 대한 위협을 무시했다는 논란도 낳았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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