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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日불매로는 해결 안돼···당국자들 너무 몸사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뉴스1]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뉴스1]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일본 경제 보복과 관련해 “한·일 관계는 나빴던 시기보다 좋았던 시기가 더 많다”며 “일본 제품 불매 운동 같은 방식으론 해결이 안 된다”고 말했다.

26일 공개된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한 그는 “(양국 갈등 해소를 위해) 뭔가 해법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하는데 정부 당국자들이 너무 몸을 사린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유 이사장은 “아시아 주변 국민들이 일본에 대해서 과거사 문제 제기하는 건 미래 그와 비슷한 일이 또 생길지 모르는 미래 불안감 때문에 제기하는 것이지 일부러 과거 일을 들춰서 상대방 후벼 파려는 건 아니다”라고 했던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감정 이입을 잘한다"며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입장에서 본 한·일 갈등 구도를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일제 강점기에 자기들이 나쁜 짓도 했지만 나쁜 결과만 낸 건 아니다. 강제노동, 위안부, 근로정신대, 지하경제 수탈 등도 충분한 값을 치러준 건 아니지만 사 왔고(지불했다는 의미), 일본인들이 패망 후 건너올 때 부동산이나, 철도 생산시설 다 놔두고 왔는데 한국 정부가 그걸 가져다가 한국 사람에게 팔았다. 또 1965년 박정희 정부 때 어쨌든 도장 찍고 돈까지 받았고, 박근혜 전 대통령과는 위안부 합의도 했는데 지금 한국 내 일본 기업 자산을 동결하고 매각신청을 한다고 하니까 일본 총리로서는 뭐라도 해야 한다. 일본 총리로서 그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그것을 무역 규제로 표출한 것이 잘못한 것이다. 이런저런 분쟁이 있을 때 적절한 길이 안 보인다고 서로 믿고 교역하던 것을 상대로 중단하면 세계무역은 파탄 난다"고 비판했다.

[사진 유튜브 화면 캡처]

[사진 유튜브 화면 캡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정계 복귀에 뜻이 없음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정치는 욕망을 상대하는 일”이라며 “대중이 어떤 욕망을 표출하든 무시하거나 적대시하지 않고 받아내야 한다. 저는 도저히 안 되겠더라. 너무 비굴하게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또 “정치를 하려면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할 수 없다. 사람들이 옳다고 하는 걸 해줘야 한다”라며 “스스로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는 말을 하게 되는데 그 방향으로 뜻도 크지 않은 제가 그것을 견디려니 일상이 너무 누추해진다”라고 했다.

21대 총선을 9개월여 앞두고 자신의 정치 행보에 관심이 쏟아지자 다시 한번 선을 그은 것이다. 유 이사장은 지난 4월 23일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준비 기자간담회에서도 “직업으로서의 정치는 이미 완전히 떠났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이날 독일 사회학자 막스 베버를 언급하며 한국당을 포함한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내기도 했다. “막스 베버가 쓴 ‘직업으로서의 정치’에 비생산적 흥분 상태라는 말이 있다. 정치가 권력 투쟁이고 진영 논리여서 비창조적 흥분상태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라며 “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의 페이스북 글을 봐라. ‘일본X’, ‘발광’ 등의 단어를 쓴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든 정치인에게 나타난다. 저도 그랬다”며 “한 시민으로서 각자에게 의미 있는 활동을 하시길 응원한다”고 했다.

이날 유 이사장은 ‘다스뵈이다’와 함께 ‘유시민의 알릴레오’ 시즌 1 마지막 방송을 공동 녹화했다. 9월 하순에 선보일 알릴레오 시즌 2에 나올 공동 MC 후보들을 면접하는 방식이었다. 여기서 박지훈 변호사가 “독기가 사라졌는데 착해진 것인가 연륜이 쌓인 것인가”라고 묻자 유 이사장은 “남자가 60이 다 돼서 바뀌는 것을 봤냐. 성공적으로 감추면 바뀐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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