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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비앙이 편한 박인비 "2012년 기억 떠올릴래요"

중앙일보

입력

22일 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을 앞두고 중앙일보와 만난 박인비. 그가 LPGA 무대에서 타이틀을 땄던 메이저 대회 4개 우승 트로피와 함께 했다. 에비앙 레뱅(프랑스)=김지한 기자

22일 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을 앞두고 중앙일보와 만난 박인비. 그가 LPGA 무대에서 타이틀을 땄던 메이저 대회 4개 우승 트로피와 함께 했다. 에비앙 레뱅(프랑스)=김지한 기자

 '골프여제' 박인비(31)는 지난 21일 밤 프랑스 에비앙 레뱅에 입성했다. 국내에서 잠시 휴식기를 갖고 재충전한 뒤, 남편인 남기협 코치와 함께 입성한 그는 바로 다음날 아침 일찍 이정은6(23)과 코스 8개 홀을 돌면서 부지런하게 움직였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을 앞둔 그는 "오랫동안 같은 장소에 오니까 친근감도 느껴지고, 마음 편한 곳에 온 것 같은 기분이다"고 웃으며 말했다.

25일 개막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 #통산 20승-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 노려 #"우승했던 7년 전 퍼트 감 보여주고 싶어요"

LPGA 통산 19승, 그중에서 메이저에서만 7승을 거둔 박인비는 에비앙 챔피언십이 특별하다. 2008년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한동안 LPGA 정상에 오르지 못했던 그는 2012년 7월에 열린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통산 두 번째 우승을 거두고 말 그대로 승승장구했다. 같은 해 10월에 사임다비 말레이시아에서도 우승한 그는 이듬해엔 메이저 3승을 포함, 한 시즌에만 5승을 거두고 '골프여제'라는 별칭도 생겼다. 이어 2015년 브리티시여자오픈을 통해 '커리어 그랜드슬램', 2016년 리우올림픽 금메달로 '골든'이 더 붙어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박인비는 "코스가 예쁘다. 경치도 좋고, 동네도 아기자기하다. 무엇보다 대회 운영본부에서 선수들을 충분히 대우해준다. 항상 올 때마다 감사하다. 1주일을 즐길 수 있게 선물을 주시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 "이 대회 우승을 통해 내 골프 경력이 잘 풀렸던 계기가 됐다. 그만큼 나한텐 뜻깊고, 심적으로도 더 안정감을 주는 무대가 에비앙 챔피언십"이라고 말했다. 대회에 대한 진심어린 애정이 묻어났다.

22일 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을 앞두고 중앙일보와 만난 박인비. 에비앙 레뱅(프랑스)=김지한 기자

22일 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을 앞두고 중앙일보와 만난 박인비. 에비앙 레뱅(프랑스)=김지한 기자

이번 대회를 통해 박인비는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하려 한다. LPGA 통산 20승과 수퍼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다. 박인비는 지난해 3월 파운더스컵 이후 1년 4개월동안 우승이 없다. 우승에 근접했던 상황은 수차례 있었지만 번번이 막혔다. 이번 대회에선 그 한을 풀면서 내친 김에 5대 메이저 대회와 올림픽 금메달까지 경험한 여자 골프 최초의 수퍼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한다. 박인비는 이미 커리어 그랜드슬램(메이저 대회 4개 우승)을 달성했고, 2012년 에비앙 마스터스를 우승했지만, 2013년에 메이저 대회로 승격된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까지도 노린다.

박인비는 "통산 20승에 대한 조바심은 생각하는 것만큼 많이 느끼지 않는다. 언제든 우승을 할 수 있는 컨디션을 만들어놨다고 생각한다. 다만 한두박자 안 맞았을 뿐이다. 하지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상에 있는 기량을 꾸준하게 유지하는 게 지금으로선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퍼트가 안 따라줬다. 부족했던 걸 채워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올 시즌 중반을 넘어가면서 좋아지는 느낌을 받아서 올 시즌 남은 대회에서 기대해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에비앙 챔피언십에 나섰을 당시 박인비. [EPA=연합뉴스]

지난해 에비앙 챔피언십에 나섰을 당시 박인비. [EPA=연합뉴스]

올해 에비앙 챔피언십에 대한 박인비의 감은 좋은 편이다. 박인비가 우승했던 2012년 대회는 7월에 열렸다. 메이저 승격 후엔 9월에 열렸다. 그러나 7년 만에 다시 7월에 열리게 됐다. 박인비는 "7년 전하고 느낌이 비슷하다. 에비앙 챔피언십이 메이저가 되기 전에도 메이저급으로 생각하고 경기했던 무대다. 예전의 느낌으로 다시 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박인비의 최고 장기인 '컴퓨터 퍼트'의 부활을 다짐했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의 개인적인 큰 바람은 2012년 대회 때 보였던 퍼트감을 다시 한번 보여드리는 것"이라면서 "그때 정말 좋았다. 좋은 퍼트감을 보여줄 수 있었던 시작점이 그때였다. 같은 그린에서도 경기를 하니까, 그때의 감을 이번에도 살렸으면 좋겠다"고 강조해 말했다. 박인비는 최근 퍼터를 바꾸고, 감각을 끌어올리면서 "퍼터 감이 괜찮다"고 말했다.

남편과 함께 박인비의 부모님이 현장을 찾은 것도 심리적인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인비는 "부모님이 메이저 대회 때만 오시니까, 그때마다 큰 힘이 난다. 특히 이번엔 2주 연속 메이저 대회를 해 다음 주까지 응원해주실 것 같다. 한국 음식 생각날 때 어머니가 해주신 제육볶음, 김치찌개 먹으면 힘이 난다"고 말했다.

22일 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을 앞두고 중앙일보와 만난 박인비. 에비앙 레뱅(프랑스)=김지한 기자

22일 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을 앞두고 중앙일보와 만난 박인비. 에비앙 레뱅(프랑스)=김지한 기자

3~4년 전 박인비를 줄곧 따라다녔던 부상과 통증은 지금 없다. 박인비는 "몸 상태는 완벽하다. 한동안 대회를 조금씩 줄여갔던 게 도움이 됐다. 과거에 필라테스도 조금 했고, 피지컬 코치를 통해 몸상태를 체크받으면서 관리를 꾸준하게 했다. 특별히 무리하지 않으려고 하는 게 지금으로선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 시즌 국내외를 통틀어 12개 대회에 나선 박인비는 "올해 20개 대회까지 출전수를 늘리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페이스를 서서히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에비앙 챔피언십과 브리티시여자오픈 등 2주 연속 메이저 대회를 치른 직후엔 국내로 다시 돌아가 제주에서 열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8월9일~11일) 출전도 예정돼 있다.

에비앙 레뱅(프랑스)=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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