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도저가 13만 5000달러(약 1억6000만원) 상당의 페라리 스포츠카 위로 지나가자 처참하게 부서졌다.
필리핀 관세청은 23일(현지시간) 마닐라에서 불법 거래와 세관 사기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불도저를 이용해 밀수품을 폐기했다. 밀수업자에 대한 경고의 의미도 담고 있다. 이날 십여 대의 담배 제조기와 수천 갑의 위조 담배도 페라리와 함께 폐기됐다. 총 3억 6000만원에 달한다.
한편,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22일 제4차 국정 연설에서 가장 부패한 정부 기관 중 하나로 관세청을 꼽고, 수 십명의 관리들에게 사임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연설에서 밀수와 연관된 부패공무원들에 대해 분노를 표시하고 " 그들 모두는 관세청에서 나가야 하고, 나는 그들이 다시 돌아오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패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두테르테 대통령은 밀수품이 당국에 의해 압수된 뒤 경매 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을 막기 위해 폐기해 왔다.
지난해 7월 말에는 필리핀 북부 루손 섬 카가얀 주에서 수억 원대 포르셰와 람보르기니 등 고급 밀수 차량 68대를 일렬로 세워놓고 불도저로 밀어 파괴했다. 그는 현장에서 이 상황을 직접 지켜봤다. 이때 폐기된 차량과 오토바이 가치는 약 62억6000만원에 이른다.
또 앞서 2월에는 수도 마닐라에서 재규어, BMW 등 총 약 17억원 상당의 고급 외제 차 20대를 불도저로 폐기하기도 했다.
변선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