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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한국에 KF-X 분담금 낼 예산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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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차세대 전투기(KFX)의 이미지. 2026년까지 체계개발을 마친 뒤 2028년 추가 무장시험을 완성하는 게 목표다. [사진 한국항공우주산업]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KFX)의 이미지. 2026년까지 체계개발을 마친 뒤 2028년 추가 무장시험을 완성하는 게 목표다. [사진 한국항공우주산업]

약 8조원이 투입되는 한국형 전투기 개발사업(KF-X·Korean Fighter eXperimental)이 난관에 부딪혔다. 공동 개발국인 인도네시아가 분담금 인하와 지급 기한 연장 등을 요구하면서 분담금 협상 갈등이 벌어질 조짐이 보이고 있다.

“분담금 축소 원해…현물로 내는 방안도 제안”

인도네시아는 한국에 차세대 전투기 공동 투자·개발 사업 분담금을 낼 예산이 없다며 분담금 축소를 원한다고 밝혔다. 또한 분담금을 현금이 아닌 현물로 내는 방안도 제안했다.

20일 일간 콤파스와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위란토 인도네시아 정치법률안보조정장관은 “인프라와 인력개발에 예산지출을 우선시하다 보니 (한국에) 분담금을 지불할 예산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인도네시아의 분담금 축소를 원한다”며“다음 단계에서는 현금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분담금을 내는 방안을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위란토 장관은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하는 CN-235 수송기를 한국에 제공하는 방안을 사례로 언급했다. CN-235 수송기는 한국군에서 사용되고 있다.

정경두 국방부장관과 인도네시아의 위란토 정치법률안보조정장관이 지난 3월 6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양국의 국방·방산협력 강화방안과 KF-X/IF-X 사업 협력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 국방부]

정경두 국방부장관과 인도네시아의 위란토 정치법률안보조정장관이 지난 3월 6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양국의 국방·방산협력 강화방안과 KF-X/IF-X 사업 협력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 국방부]

위란토 장관은 지난해 양국 대통령의 합의로 차세대 전투기 사업 분담금 재협상이 진행 중이며 자신이 인도네시아 측 대표로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인도네시아가 분담금을 줄이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양국의 우호 관계를 생각하고, 기술 이전의 기회도 놓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27일 인도네시아 현지 군사전문 매체인 가르드 나시오날에 따르면 위란토 정치법률안보조정장관이 이끄는 재협상팀은 재협상안을 확정한 뒤 이를 인도네시아 하원에 보고했다. 인도네시아의 정부 재협상안은 한국에 내는 분담금은 낮추면서 기술 이전은 늘리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2015년부터 8조7000억원의 사업비를 공동 부담해 2026년까지 차세대 전투기를 개발·양산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인도네시아는 전체 사업비의 20%인 1조7000억 원을 투자하고 시제기 1대와 각종 기술 자료를 이전받은 뒤 차세대 전투기 48대를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생산할 계획이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경제 사정이 어렵다며 2017년 하반기 분담금부터 지급을 미루더니 현재까지 2018년 분담금 1987억원과 2019년 상반기 분담금을 내지 않았다.

보라매 사업이라고 불리는 KF-X 사업은 대한민국의 자체 전투기 개발능력 확보 및 노후 전투기 대체를 위해 지난 2015년부터 약 8조8304억원을 들여 추진 중인 공군의 4.5세대 미디엄급 전투기 개발사업이다.

공군이 장기 운영 중인 전투기(F-4, F-5)를 대체하고 기반 전력으로 활용할 전투기를 연구 및 개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방사청이 지난 1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에 따르면 이 사업은 소요 결정(2002.11), 탐색 개발(2011~2012), 체계 개발 계약(2015.12)의 단계를 거쳐 현재는 체계 개발 단계에 진입했다. 체계 개발 단계가 오는 2026년까지 이어진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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