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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에 말아먹기’ ‘폭삭 망한 꿈’…유튜브서 씁쓸한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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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파산 법정에 선 청춘들 

유튜버 김성연씨가 올린 ‘폭삭 망한 20대의 꿈, 식당 창업 폐업 썰’ 영상 화면. [유튜버김사장]

유튜버 김성연씨가 올린 ‘폭삭 망한 20대의 꿈, 식당 창업 폐업 썰’ 영상 화면. [유튜버김사장]

개인·법인 파산이 증가하다 보니 온라인에서는 폐업과 관련한 경험담을 알려주는 콘텐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에 ‘폐업’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한방에 폐업한 핫도그 가게, 철거비까지 왕창’ ‘25살, 편의점 말아먹기까지’와 같은 영상이 노출된다.

폐업 컨설팅해주는 앱 업체 생겨 #한식·카페·주점·치킨 순 상담 많아

대부분 20~30대가 준비 없이 식당이나 카페를 차렸다가 폐업을 하고, 수천만원 빚을 지고 지금은 아르바이트로 버티고 있다는 내용이다. 국내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스위스에서 호텔업을 공부한 뒤 귀국해 식당을 낸 김성연(36)씨는 지난 2월 유튜브에 ‘폭삭 망한 20대의 꿈, 식당 창업 폐업 썰(이야기라는 뜻의 은어)’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10여 년 전 20대에 충북 청주에서 2000만원의 비용으로 약 66㎡(20평대) 규모의 이탈리아 음식 식당을 열었다가 폐업한 내용인 영상은 유튜브 추천 콘텐트로 노출됐다. 김씨는 17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80만원대 와인까지 갖춰 놨지만 고객이 없어 한 달 생활비를 50만원밖에 쓸 수 없었다”며 “주변의 20대 후배도 상권 분석을 제대로 못한 상태에서 인천 대학가에 식당을 차렸다가 폐업한 뒤 빚 독촉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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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에 폐업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 역설적으로 시선을 끄는 현상도 생긴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재무 상담과 철거 서비스를 연결해 주는 기업 폐업119의 고경수 대표는 “폐업이 지난해보다 30% 늘어 철거 증가와 고용 감소로 사회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폐업 119에 따르면 올해 식당 388곳에서 컨설팅 의뢰가 들어왔고 이 중 한식이 38%(137건)로 가장 많이 차지했다. 다음으로 카페(26%)·유흥주점(12%)·치킨피자(9%) 등 순으로 나타났다.

김민상·이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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