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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2기 선배' 윤웅걸도 사의···검사장급 이상으론 9번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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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사의를 표명한 윤웅걸 전주지검장(53·사법연수원 21기). [뉴스1]

17일 사의를 표명한 윤웅걸 전주지검장(53·사법연수원 21기). [뉴스1]

윤웅걸(53·사법연수원 21기) 전주지검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윤 지검장은 윤석열(59‧23기) 차기 검찰총장의 연수원 두 기수 선배다. 지난달 윤석열 차기 검찰총장이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사퇴 의사를 밝힌 검사장급 인사는 9명으로 늘었다.

검사장급 이상으론 아홉번째

윤 지검장은 17일 오후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에 ‘검찰을 떠나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윤 지검장은 A4용지 3장 분량의 사직 인사 글을 통해 검찰 조직을 향한 당부의 말을 남겼다.

그는 “검찰은 사람을 죽이는 칼이 아니라 살리는 칼이 돼야 한다”며 “갈등의 심화가 아닌 치유의 결과로 국가와 사회를 살리는 칼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검찰 특수수사를 비롯한 대규모 수사를 비판한 것이다. 그는 지난해부터 검찰개혁 방안에 대해 “검찰 직접수사를 줄이고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는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윤 지검장은 또 “검사의 공명심을 세우기 위해 검찰에 대한 증오심을 가지게 해서는 안 된다”며 “환부만 정확하게 치료하는 명의와 같이 문제 부분만 정밀하게 도려내는 방식으로 사회 병리 현상을 치료하는데 검찰권이 행사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추상과 같은 속성은 간직하면서도 인간에 대한 애정은 잃지 않음으로써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검찰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검찰을 떠나는 소회를 밝히며 “남은 인생 대한민국 검사였음을 가슴 속 깊이 간직하고 살아가겠다”고 했다. 윤 지검장은 검찰 내 대표적인 ‘공안통’으로 수원지검 공안부장과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2차장 등 공안 분야의 요직을 모두 거쳤다. 2015년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기획조정부장과 제주지검장을 지내기도 했다.

전남 해남 출신으로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윤 지검장은 문무일 검찰총장의 대학 후배기도 하다. 윤 지검장은 문 총장이 총장 후보자로 지명됐을 당시 인사청문회 준비단장을 맡기도 했다. 윤 지검장은 윤 차기 총장이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부터 사퇴 의사를 굳혔으나 문 총장의 임기가 끝나는 시점과 맞추기 위해 기다렸다가 사의를 표명했다고 한다.

전날 김기동(55‧21기) 부산지검장에 이어 윤 지검장까지 사의를 표명하면서 검사장급 이상인 검찰 고위직의 줄사퇴가 잇따를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현재 고검장급 9자리 가운데 5곳이 공석인 만큼 검사장급 이상 간부 인사가 속도를 내며 진행될 전망이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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