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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와 함께 늘어나는 벌집..."벌쏘임 사고 조심하세요"

중앙일보

입력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대원들이 주택가에 출동해 벌집을 제거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대원들이 주택가에 출동해 벌집을 제거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지난 9일 경북 문경시의 한 과수원에서 일하던 A씨(47)가 작업 도중 의식을 잃었다. 근처에 있던 동료가 뒤늦게 그를 발견하고 119에 신고했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이 벌에 쏘인 자국을 발견해 응급조치했다. A씨를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지만 끝내 사망했다.

지난해 8월 강원 동해시의 매립장에서 일하는 B(65)씨도 제초작업 중 벌에 쏘였다. 날이 더워 반팔을 입고 일을 한 것이 화근이었다. 오른쪽 팔에 앉은 벌이 그의 팔꿈치를 쏘았다. 의식을 잃고 쓰러진 B씨는 급하게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목숨을 잃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벌에 쏘이는 사고가 늘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올해 1~6월 벌에 쏘여 병원으로 이송된 환자는 836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819명)보다 2% 증가했다. 벌집을 제거하러 출동하는 일이 늘고 있다. 지난 2017년 1~6월 12만 996건에서 올해 1~6월 14만 926건으로 약 16%가 증가했다.

벌에 쏘이는 사고는 7월에 증가한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일벌의 개체 수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여왕벌은 초봄에 벌집을 만들기 시작하지만 규모가 작고 일벌이 적다. 여름이 되면 일벌이 많아지고 벌집이 커진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벌집 제거 요청이 7월 들어 급격하게 증가했다. 지난해 7월 출동 횟수는 3만 8730건으로, 6월(8204건)의 5배 가량 늘어났다. 2017년 7월도 전달의 약 6배(6614건→3만4748건)로 증가했다.

소방청은 벌집을 발견하면 건드리지 말고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벌에 쏘였으면 억지로 벌침을 제거해 상처 부위를 자극하지 말고 물로 씻은 뒤 냉찜질을 해 붓기를 가라앉히는 것이 중요하다. 말벌에 쏘였을 때는 알레르기로 인한 과민성 쇼크가 올 수 있어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소방청 관계자는 “나이가 많아 면역력이 약해진 이들은 벌에 쏘이면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다”면서 “야외에서 일할 때 반드시 긴 팔이나 토시 등을 착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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