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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뿐인 세종시대 “총리·장관 여전히 세종 근무 꺼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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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국무총리와 부처 장관의 세종시 근무가 여전히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정부가 공언한 세종시 이전 부처의 ‘세종시 중심 근무’가 구호에 그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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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세종참여연대에 따르면 참여연대는 최근 국무총리와 장관들의 세종청사 근무와 관련한 정보공개를 각 부처에 청구, 그 결과를 발표했다. 참여연대가 정보 공개를 요청한 12개 세종청사 부처 장관(총리 포함) 중 자료를 공개한 사람은 7명이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이낙연 국무총리는 취임 이후 대통령 해외순방 기간과 국무총리 국회 출석일을 뺀 363일 가운데 131일(36.1%)만 세종에서 근무했다. 반면 서울 근무가 170일(46.8%)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고, 해외순방 등 기타지역 근무는 63일(17.1%)이었다.

이 중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의 세종 근무율이 가장 높았다. 문 장관은 지난 4월 취임 이후 근무일 61일 가운데 30.5일(50%)을 세종에서 근무했다. 서울 근무는 19일이었다.

다음으론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뒤를 이었다. 이 장관은 취임 후 198일 가운데 89일(44.9%)을 세종에서 근무했다. 또 서울에서 78일, 기타 지역에서는 31일을 보냈다. 이 총리에 이어 4위는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차지했다. 조 장관은 취임 후 63일 가운데 20일(31.7%)을 세종에서 일했다. 이 밖에 성윤모 산업자원부 장관 28.9%,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23.9%였다.

특히 행정안전부 장관은 2명(김부겸·진영)을 합쳐 11.7%에 불과, 정보를 공개한 장관 가운데 가장 낮았다. 다만 행안부는 지난 2월 세종청사로 이전해 상대적으로 근무 일수가 낮아 세종근무 비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게 참여연대의 설명이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관련 5개 부처는 정보 공개를 거부하거나 미루고 있다. 기획재정부·보건복지부·교육부 등 3개 부처는 “해당 장관의 세종청사 근무 관련 정보 없음”이라는 내용의 답변을 보내왔다고 참여연대 측은 전했다. 또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는 정보 공개를 미루고 있다고 한다.

세종참여연대 성은정 사무처장은 “장관의 행정수도 건설에 대한 의지가 매우 낮다는 사실이 이번 정보공개를 통해 드러났다”며 “정부 부처 장들이 모범을 보이지 않는다면 일선 공무원은 세종시 체류와 안착을 위한 노력을 기피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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