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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가 야구 불모지라고요? 사실 ‘아마 야구’ 중심이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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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한범덕 청주시장이 16일 청주시청에서 53회 대통령배 전국 고교 야구대회를 청주에서 개최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오는 21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11일간 진행된다. [사진 청주시]

한범덕 청주시장이 16일 청주시청에서 53회 대통령배 전국 고교 야구대회를 청주에서 개최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오는 21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11일간 진행된다. [사진 청주시]

“고교 야구가 부활해야 제2의 류현진도 나올 수 있다.”

고교 야구대회 유치한 한범덕 시장 #21일부터 … 전국 39개 고교팀 참가 #사회인 야구장 5개 면 건립 계획 #“국제대회 유치해 새 구장 만들 것”

한범덕(67) 충북 청주시장은 고교 야구대회 인기가 절정이던 1970년대 대학 시절을 보낸 ‘고교 야구 예찬론자’다. 고교 야구를 주름잡던 대구상고 장효조, 경남고 출신 투수 최동원을 좋아했다. 모교인 청주고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운동장을 찾아 응원했다.

한 시장은 16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82~83년 청주 세광고의 전성기를 이끈 한화이글스 투수코치 송진우도 고교 야구대회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며 “일본에서는 고교야구 스타가 프로야구 가서도 대접을 받는다. 프로야구에 밀려 관심이 멀어진 고교야구를 활성화해야 우수 유망주들을 발굴하고 키워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1967년 첫 대회를 시작으로 고교 야구의 전성기를 이끈 대통령배 전국 고교 야구대회가 충북 청주에서 열린다. 올해 53회인 이 대회는 오는 21일 청주고와 부천고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11일간 청주야구장과 세광고 야구장에서 진행된다. 황금사자기와 청룡기 대회 16강 진출팀을 비롯한 전국 고교 39개팀이 참가한다. 청주시가 단독으로 전국 규모의 고교 야구대회를 여는 건 처음이다.

한 시장은 “고교 야구 전성기가 다시 찾아오길 바라는 마음에서 대회를 유치했다”며 “고교 야구를 추억하는 시민과 야구 동호인 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원활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교통과 숙박 등 편의를 세심하게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프로야구팀이 없는 충북 야구를 이끌어 온 건 고교야구다. 한 시장은 “청주에 한화 팬들이 많지만, 프로나 대학에 가기 전까지 우수 선수를 육성하고 관리하는 세광고와 청주고는 지금도 충북 야구의 기둥”이라며 “고교 야구대회를 통해 많은 유망주가 대중에게 알릴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고 했다.

청주는 그동안 야구 불모지로 여겨졌다. 프로야구 한화이글스의 제2 연고지이지만, 1년 중 청주에서 열리는 홈경기는 7경기에 불과하다. 고교 야구팀은 청주고와 세광고 등 2개팀 밖에 없다. 40년 된 청주야구장은 프로야구 경기장 중 규모가 가장 작아 ‘홈런 구장’이란 말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 시장은 “청주를 야구 불모지로 알고 있지만 사실 사회인 야구가 활성화돼 있다”며 “청주시에서 활동하는 야구 클럽만 223개, 동호인은 8000여 명에 달한다. 2020년까지 150억원을 들여 오창·내수읍에 사회인 야구단을 위한 야구장 5개 면을 만들면 각종 전국대회 유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 시장은 장기적으로 새 야구장 건립 계획 뜻도 밝혔다.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 종합운동장에 69년 건립한 청주야구장은 2013년 리모델링을 거쳐 관람석을 교체하고 중앙펜스까지 거리도 기존 110m에서 115m로 늘렸다. 수용인원은 1만500명으로 잠실야구장의 3분의 1 정도다. 체육계와 일부 시민은 “낡은 청주야구장에 매년 수십 억원을 들여 보수하느니 새 야구장을 짓는 게 낫다”고 한다.

한 시장은 “야구장 건립에는 최소 1500억원이 들어 시의 재정 여건상 당장 해결하긴 어렵다”며 “장기적으로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 유치를 통해 정부 지원을 받는 방식으로 새 야구장을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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