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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취업 청년 154만, 12년 만에 최다…취업 포기자 58만, 구직 청년의 3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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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자포자기’형 미취업 청년들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첫 일자리를 잡는 데까지의 기간도 더 길어졌다.

통계청 5월 경제활동인구 조사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졸업 후 미취업 상태인 청년층(15~29세)은 154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5만4000명이 증가한 수치다. 2007년 관련 통계 발표를 시작한 이후 최다다.

청년층 졸업·중퇴 후 첫 취업 소요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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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은(그냥 시간 보냄) 청년이 21.6%였다. 1년 전보다 2.1%포인트 올랐다. 여가활동 등으로 시간을 보내는 청년까지 합하면 총 58만1000명(37.8%)으로 전년보다 약 3만7000명 증가했다. ‘구직활동’을 하는 청년(20만 명)의 3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반면에 구직활동을 하는 청년의 비율은 13%로 전년보다 2.4%포인트나 줄었다. 높아진 취업 문턱 탓에 일자리를 찾기보다는 취업 자체를 포기하는 청년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들이 반복적인 좌절을 하게 되면 아예 비경제활동 인구로 빠져나오는 경우가 있다”며 “이런 경향이 굳어지면 한국 사회에서 니트족(교육·직업훈련을 받지 않고 취업하지도 않는 청년)이 계속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취업 기간을 보면 1년 미만이 86만1000명으로, 전체의 55.9%를 차지했다. 1년 전보다 1.1%포인트 하락했다. 반면에 1년 이상은 68만 명으로 1.1%포인트 오른 44.1%를 나타냈다. 특히 3년 이상 장기 미취업자의 비율은 16.9%(26만 명)로, 1.6%포인트 상승했다. 안주엽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취업확률이 극히 낮은 상황에서 일자리를 찾기보다 부모의 도움으로 생활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5월 기준 졸업·중퇴 후 임금근로자로 첫 직장에 취업한 청년층의 평균 취업 준비 기간은 10.8개월이었다. 지난해 10.7개월이었던 것이 올해 0.1개월 늘어난 것이다. 첫 취업을 위해 1년 이상 준비하는 청년층은 27.7%였으며, 이 중 3년 이상 준비하는 청년도 9.5%였다.

어렵사리 취업해도 5명 중 4명(79.5%)은 월평균 200만원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첫 일자리에 취업할 당시 임금은 ‘150만~200만원 미만’이 34.1%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0만~150만원 미만’이 27.7%, ‘200만~300만원 미만’이 18.1%, 50만~100만원 미만이 12.5%, 50만원 미만이 5.1%다.

그러다 보니 첫 직장에서의 근속 기간은 1년5.3개월로 짧은 편이다. 1년 전보다 0.6개월 감소했다. 첫 일자리를 그만둔 사유로는 보수와 근로시간 등 근로여건 불만족이 49.7%로 가장 높았다. 건강·육아·결혼 등 개인·가족적 이유는 14.5%, 임시적·계절적인 일의 완료나 계약 기간 종료는 12.3%였다.

한편 취업시험을 준비하는 청년은 총 71만4000명으로 2006년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올해 가장 많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안정적 일자리를 선호하다 보니 취업시험 준비 분야 중 일반직 공무원(30.7%)이 가장 많았다. 이어 기능분야 자격증 및 기타(24.8%), 일반기업체(23.7%), 언론사·공영기업체(9.9%) 순이었다.

세종=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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