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공화당이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불법 천막을 일단 자진철거 했다. 서울시가 이날 행정대집행에 따른 두 번째 강제철거를 예고하자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이날 오전 5시 “지금 텐트를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조 대표의 말이 끝나자 당원들은 광장에 설치된 천막 4동을 일제히 걷었다.
자진철거로 일단 물리적 충돌은 피했지만 분란의 불씨는 여전하다.
조 대표는 “(자진철거로) 행정대집행은 의미가 없어졌다”면서 “절대 광화문광장을 내 줄 수 없다. 넘어가도 텐트 8개를 다시 치겠다”고 밝혔다.
또 광화문광장을 채우고 있던 우리공화당 측은 천막 철거 직후 길 건너에 있는 세종문화회관 계단으로 이동했다.
그와 동시에 세종문화회관 옆에 흰색 천막 4동을 설치했다.
우리공화당은 탄핵 정국 당시 경찰 등과 충돌해 사망한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추모하겠다며 지난달 10일 광화문광장에 불법 천막을 설치했다.
이에 서울시는 행정대집행 계고장을 우리공화당 측에 보낸 끝에 지난달 25일 강제철거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들은 강제철거된 지 3시간여 만에 천막을 또 다시 설치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 방한에 맞춰 경호에 협조하겠다며 불법천막을 자진해 청계광장 쪽으로 옮겼다.
서울시는 불법 설치를 막기 위해 대형화분 수십 개를 배치했으나 우리공화당 측은 아랑곳하지 않고 4동을 다시 설치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