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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먹을 것 넘치는 데도 굶주리는 사람이 생기는 까닭은

중앙일보

입력

안녕하세요, 소년중앙 독자 여러분! 저는 소중 학생기자 5기 이다현(경기도 푸른중 3)이에요. 저는 중학교 3학년이 되면서 학교에서 PSD(Pureun social debate·푸른중 사회 토론 동아리)의 리더를 맡았습니다. 다양한 사회 문제를 탐구하고 여러 시각에서 이를 바라보며, 사회시민으로서 우리의 역할을 알아보자는 목적으로 만든 동아리죠. 한 달에 2번 정도 주제에 맞게 토의하거나 찬반 토론, 자료 영상 시청 후 감상평 나누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하는데, 여기서 나누는 다양한 사회 이야기를 소중 친구들과도 함께 나누어보고 싶어요.

학생기자 리포트- 기아 문제 토론

이번에는 세계 ‘기아’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소중 친구들에게 기아가 무엇인지 묻는다면 보통 굶주린 어린이들이나 열악한 환경 속에 놓인 사람들을 생각할 텐데요. 저도 그랬지만 ‘불쌍하지만 나와는 상관없다’고 느끼기 쉽죠. 기아는 생체에 필요한 영양소가 결핍된 상태를 말하며, 크게 경제적 기아와 구조적 기아로 나뉩니다. 경제적 기아는 자연재해나 전쟁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위기로 발생하고, 구조적 기아는 오랜 시간에 걸쳐 식량공급에 차질이 생겼을 경우, 즉 사회 구조상의 문제로 발생하죠.

기아 지도 2017 자료=유엔세계식량계획(WFP)

기아 지도 2017 자료=유엔세계식량계획(WFP)

여기서 뭔가 조금 이상하다는 느낌이 오지 않나요. 지금 우리는 집 근처 슈퍼마켓에만 가도 먹을 것들이 잔뜩 쌓여 있고, 오히려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며 난리인데, 어떤 사람들은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이요.
실제로 세계식량농업기구(FAO)의 보고에 따르면 1984년 지구가 생산해낼 수 있는 식량의 양은 120억 명의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는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2019년 현재 전 세계 인구는 약 77억 명이라고 하니, 오래전부터 지구는 전 세계 사람들을 충분히 먹이고도 남을 만큼의 식량을 생산하고 있었던 거죠. 하지만 지금도 전 세계 기아 인구의 수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FAO가 2006년 10월 로마에서 제출한 보고서에는 기아로 인한 희생자 수를 집계한 내용이 실렸어요. 2005년 기준으로 10세 미만의 아동이 5초에 1명씩 굶어 죽어가고 있으며, 약 8억5000만 명이 심각한 만성적 영양실조 상태에 있다고 합니다. 대체 그 많은 식량은 다 어디로 가길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기아에 시달리게 된 걸까요.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그 이유는 사회학자 장 지글러가 쓴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라는 책을 통해 살펴봤습니다. 장 지글러는 “기아에 시달리는 이들이 게을러서 식량을 생산하지 않는 것은 절대 아니”며, “전 세계적으로 식량이 부족해서”도 아니고, 식량 분배의 문제가 기아 문제의 핵심이라고 말합니다.
여러 선진국은 뛰어난 기술과 많은 자본을 바탕으로 식량을 많이 생산합니다. 따라서 그들의 식량은 비교적 싼 가격에 여러 나라에서 팔리죠. 하지만 아프리카 등 농사를 짓기 열악한 환경에 있는 나라는 식량을 생산한다고 해도 선진국에 비하면 아주 조금밖에 생산할 수 없어요. 양이 적기 때문에 가격도 비싸지고, 다른 나라에서도 사지 않게 되겠죠. 점점 힘을 잃은 농민들은 농사를 짓지 않게 되고, 다른 나라의 식량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되죠. 그렇게 되면 식량을 파는 나라에서 가격을 올려도 살 수밖에 없고요.
그뿐만이 아닙니다. 소중 친구들은 식량이 폐기 처분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저도 동아리 토론을 준비하며 여러 자료를 찾아보다 알게 된 사실인데,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실제로 많은 농업국에서는 세계 식량 시장의 가격을 적당히 유지한다는 명목으로 많은 양의 식량을 불태우거나 묻어버린다고 합니다. 또, 일부 못된 마음을 먹은 정치 지도자들은 ‘기아를 무기’로 삼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기도 하고요.

소중 친구들도 함께 토론해요

-‘기아’ 하면 떠오르는 생각이나, 알고 있었던 것들을 이야기해보자.

-자료를 찾아보고 기아의 원인과 심각성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우리가 기아 문제를 도와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기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을지 이야기해보자.

이야기를 듣고 나니 소중 친구들도 기아 문제의 심각성이 느껴지죠. PSD에선 우리가 기아 문제를 뿌리 뽑을 수는 없더라도, 할 수 있는 한에서 그들을 조금이나마 도울 수 있다고 결론지었는데요. 유니세프나 기아대책과 같은 단체를 통해 정기적인 후원을 하거나, 잔반 줄이기, 기아 문제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를 홍보하기 등의 방법을 생각해봤죠. 또 어른이 되어 국제기구 등에서 일하게 된다면, 기아 문제에 대해 조금이나마 더 심도 있게 다루어 다양한 정책을 실행에 옮길 수 있을 거고요. 지금 당장 우리의 피부로 와 닿지 않는다고 해서 나 몰라라 하지 말고, 기아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음 이야기 예고. ‘안락사’에 대한 리포트를 가지고 올 테니 기다려 주세요.
글=이다현(경기도 푸른중 3) 학생기자, 정리=김현정 기자 hyeon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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