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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현실과 초현실 넘나들며 내 안의 작가적 상상력 꺼내봐

중앙일보

입력

책을 펼쳤을 때, 글자 하나 없이 그림만 가득해 놀란 적 있나요. 미국의 그림책 작가 데이비드 위즈너는 바로 그런 작품을 다수 선보이며 글 없는 그림책의 대가라 불립니다. 사실적인 수채화 속에 꿈 같은 상상을 담아내는 것으로 유명하죠. 최고의 그림책에 수여되는 ‘칼데콧 상’을 3회, 우수상 격인 ‘칼데콧아너 상’을 3회 이상 수상한 그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게 됐습니다. 2017년 미국 산타바바라 미술관에서 열린 ‘데이비드 위즈너 특별전’ 이후 진행되는 세계 투어 첫 번째 순회전 ‘데이비드 위즈너’죠.

현대어린이책미술관에서 열리는 데이비드 위즈너 작가의 세계 투어 첫 번째 순회전 ‘데이비드 위즈너’.

현대어린이책미술관에서 열리는 데이비드 위즈너 작가의 세계 투어 첫 번째 순회전 ‘데이비드 위즈너’.

그가 그려낸 환상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처럼 커튼 사이 입구로 발을 옮기면 작은 텐트가 세 개 서 있습니다. 그 뒤로는 거대한 채소들이 공중에 뜬 그림(『1999년 06월 29일』)이 펼쳐져 있죠. 이번 전시를 기획한 현대어린이책미술관 정동지 선임학예사는 “텐트에는 위즈너의 대표작이 2권씩 놓여있다”며 “각각 어울리는 음악을 배치해 관람객은 텐트를 선택하고 자신만의 공간에서 그림책에 자신의 목소리를 넣어볼 수 있게 구성했다”고 설명했어요. 그의 작품을 처음 만나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이 코너에선 위즈너의 3가지 특징도 짚어줍니다. 물론 포토존으로도 손색이 없고요.
텐트에 자리가 없다면 다음 코너에서도 위즈너의 작품을 읽어볼 수 있어요. 총 12권 중 『자유낙하』『1999년 06월 29일』처럼 초현실주의 그림이 펼쳐지는 책을 읽었다면 즉석에서 초현실주의 영상을 만들며 또 다른 재미를 얻을 수 있고요. 『구름 공항』 속 주인공처럼 구름을 하나 골라 자신이 생각하는 모습과 이름을 붙여줄 수도 있죠.

 『구름공항』 관련 체험 코너에선 우연히 만난 꼬마 구름과 구름공항에 간 주인공이 되어 볼 수 있다.

『구름공항』 관련 체험 코너에선 우연히 만난 꼬마 구름과 구름공항에 간 주인공이 되어 볼 수 있다.

9월 22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위즈너의 칼데콧 수상작인 『이상한 화요일』(1992년),  『아기돼지 세 마리』(2002년), 『시간 상자』(2007년) 등 주요 작품의 원화 75점과 함께 그에게 영향을 미친 무성 영화, 고전 도서를 통해 위즈너가 작가로 성장하게 된 배경에 대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정 선임학예사는 “특히 작가의 어린 시절을 비롯해,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고 연구했던 로드아일랜드 디자인학교(RISD) 시절의 작품, 일러스트레이터로 커리어를 시작했던 시기의 작품도 한국 최초로 공개됐다”고 했죠.
위층으로 이어지는 전시는 마치 위즈너를 인터뷰하듯 진행되는데요. 그림책 작가에 관심 있는 소중 친구 여러분이 위즈너를 만난다면 어떤 걸 물어볼까요. “어떻게 아이디어를 생각하나요”“아이디어를 어떻게 그림책으로 만드나요” 같은 질문이 빠지지 않을 겁니다. 이런 7가지 물음에 대한 답을 전시를 통해 알아볼 수 있어요.

데이비드 위즈너에게 7가지 질문을 하는 형식으로 꾸며졌다. 그의 세계로 들어갔다 나오는 동선을 따라가며 작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데이비드 위즈너에게 7가지 질문을 하는 형식으로 꾸며졌다. 그의 세계로 들어갔다 나오는 동선을 따라가며 작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위즈너는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서 도서관에서 관련 책을 빌려 보고, 따라 그리곤 했어요. 10살 때쯤 마블 등 만화책을 통해 대사 없이 컷만으로도 스토리텔링이 되는 걸 보고 놀라 이후로도 그 영향을 많이 받았죠. 친구와 함께 무성영화를 만들기도 했어요. 거창한 계획이 있기보다 하나의 그림을 가지고 여러 가지로 발전시키는 편이에요. 1979년 스케치한 피망 그림은 1992년 발표한 그림책 『1999년 06월 29일』로 만들어졌죠.”
위즈너는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스케치하며 스토리를 짜고, 또 스케치를 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계속 변경하고 발전시켜 나갔다고 합니다. 정 선임학예사는 “자료를 찾아 발전시키는 과정에 가장 많은 시간을 썼다”며 “예를 들어 옷 주름을 알기 위해 관절인형에 직접 옷을 만들어 입힌 후 관찰하기도 했어요. 그는 성실하면서도 노력하는 작가”라고 덧붙였죠. 전시를 보며 위즈너처럼 해볼 수 있도록 관련 체험도 다양하게 마련돼 있어요.

하늘 높은 곳에서 채소가 어떻게 자라는지 실험하기 위해 화분을 하늘로 띄워 보낸 꼬마 과학자 홀리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그림책 『1999년 06월 29일』.

하늘 높은 곳에서 채소가 어떻게 자라는지 실험하기 위해 화분을 하늘로 띄워 보낸 꼬마 과학자 홀리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그림책 『1999년 06월 29일』.

또 2016년 발표한 그래픽노블 『인어 소녀』, 그림책을 애플리케이션과 접목한 『스팟』 등을 통해 한층 넓어진 그의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는데요. 5개 세상으로 들어가 탐험하는 그림책 앱 『스팟』의 경우 학창 시절 생각했던 아이디어를 스마트폰이 발전하며 손가락으로 드래그하는 기술과 어울리는 것을 알고 실제로 구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림책 작가를 꿈꾸는 소중 친구라면, 작가가 아니더라도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발전시키는 방법이 궁금한 소중 친구라면 위즈너를 만나 그의 작품 세계에서 힌트를 얻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물론 글 없는 그림책을 통해 나만의 이야기를 꾸려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겁니다.
글·사진=김현정 기자 hyeon7@joongang.co.kr

‘데이비드 위즈너’ 소중 전시 평가단 신청하세요

신청: 7월 21일(일) 자정까지 ‘데이비드 위즈너’ 전시를 보고 싶은 이유와 신청자의 정보(이름과 학교·학년, 연락 가능한 전화번호 필수)를 적어 소중 e메일(sojoong@joongang.co.kr)로 보내주세요. 당첨자에게는 7월 22일(월) 오후 개별 문자를 드립니다. 현장에서 당첨 확정 문자와 이름 등의 개인 정보로 본인 확인 후 입장 가능합니다.
인원: 10명(1인 2매)
장소: 경기도 판교 현대어린이책미술관(현대백화점 5층)
기간: 8월 3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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