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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철한 조코비치, 페더러 향한 일방적 응원 딛고 우승

중앙일보

입력

남자 테니스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32·세르비아)의 냉철한 멘털과 투지가 이겼다. 조코비치가 윔블던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에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8·스위스·3위)를 가까스로 이기고 2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14일 윔블던 남자 단식 우승 트로피를 들고 웃고 있는 노박 조코비치. [EPA=연합뉴스]

14일 윔블던 남자 단식 우승 트로피를 들고 웃고 있는 노박 조코비치. [EPA=연합뉴스]

조코비치는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남자 단식 결승에서 4시간 55분의 대접전 끝에 페더러를 세트 스코어 3-2(7-6<7-5>, 1-6, 7-6<7-4>, 4-6, 13-12<7-3>)로 눌렀다. 우승 상금은 235만파운드(34억7000만원).

올해 1월 호주오픈 정상에 오른 조코비치는 이번 시즌에만 두 차례 메이저 대회 우승 타이틀을 차지하며 세계 1위 자리를 공고하게 만들었다. 조코비치는 메이저 대회 우승 횟수를 16회(호주오픈 7회, 프랑스오픈 1회, 윔블던 5회, US오픈 3회)로 늘렸다.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자는 20회의 페더러다. 2위는 18회의 라파엘 나달(33·스페인·2위)이다.

조코비치는 이날 승리로 페더러와 상대 전적 26승 22패를 기록했다. 특히 잔디 코트에서 유독 강한 페더러와 윔블던에서 네 차례 만났는데 3승 1패로 우위에 있다. 윔블던 결승에서만 2014년, 2015년에 이어 올해도 만났는데, 모두 조코비치가 이기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38세 페더러의 메이저 대회 우승 모습을 보고 싶은 관중들이 많았다. 페더러를 향한 응원이 무척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코비치는 흔들리지 않고 마지막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세트 스코어 2-2로 맞선 5세트에 게임 스코어 8-7로 뒤지고 있었다. 페더러의 서브 게임에서 40-15로 마지막 한 포인트를 주면 경기가 끝나는 것이었다. 그러나 조코비치는 끈질긴 스트로크로 경기를 뒤집었다.

결국 게임 스코어 12-12까지 승부를 내지 못하고 타이브레이크에 돌입했다. 올해부터 마지막 세트에서는 게임스코어 12-12까지 승부가 정해지지 않으면 타이브레이크를 하는 것으로 규정이 바뀌었다. 5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조코비치가 페더러의 실책이 연달아 나오는 틈을 타 4-1까지 달아나면서 승기를 가져왔다.

2019년 윔블던 남자 단식에서 우승한 노박 조코비치와 준우승한 로저 페더러(오른쪽).[EPA=연합뉴스]

2019년 윔블던 남자 단식에서 우승한 노박 조코비치와 준우승한 로저 페더러(오른쪽).[EPA=연합뉴스]

페더러는 장기인 서브 앤 발리를 활용했다. 서브 에이스는 25-10로 압도했고, 공격 성공 횟수 94-54로 우위를 보였으나 고비마다 실책이 나왔다. 실책이 페더러는 62개, 조코비치는 52개였다. 조코비치는 전체적으로 페더러보다 경기 기록이 다소 좋지 않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지로 우승을 쟁취했다.

페더러는 경기 후 "나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더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조코비치는 "자신감과 침착함을 잃지 않으려고 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했던 3번의 타이브레이크에서 이기면서 내 인생 최고의 경기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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