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네팔 남부 치트완의 산골 마을 틴도반학교에선 아주 특별한 장학금 수여행사가 열렸다. 행사의 주인공은 이 학교에 다니는 체팡 토착민족 산골마을 소녀들과 한국 청소년들. 이날 장학금을 받은 6학년 아지나 체팡(13)은 새벽에 일어나 오전 6시 학교로 출발했다. 아지나는 평소에도 10시 첫 수업시간에 오기 위해선 꼬박 4시간을 걸어 산 위 집에서 내려와야 한다. 영어 선생님이 꿈인 아지나는 이날 60달러의 장학금을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국제개발 NGO인 헤퍼 인터내셔널(Heifer International)을 통해 전달받았다. 장학금이 없다면 아지나의 꿈도 멀어진다.
이날 틴도반학교에서 열린 헤퍼 인터내셔널 장학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 청소년 4명은 하루 전 카트만두에 도착했다. 이들은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차량으로 카트만두 서쪽으로 다섯 시간가량을 달렸다. 2015년 네팔지진을 계기로 한국에서 ‘호프 포 네팔(Hope for Nepal)’ 단체를 만든 청소년팀 리더 장원영(19)군은 아지나에게 장학금 증서를 전달하고 학용품이 담긴 책가방을 걸어줬다. 호프 포 네팔은 2016년부터 매년 100여명의 저소득층 소녀들에게 장학금을 헤퍼 네팔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네팔의 많은 저소득층 소녀들은 가사노동을 시작할 수 있는 6학년 무렵 학교를 중퇴한다. 장학금 행사에 동행한 헤퍼 네팔(Heifer Nepal)의 레지나 레그미는 “저소득 계층의 소녀들도 학교를 계속 다녀야 꿈과 미래가 있다”며 한국 청소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시했다.
장학금 행사에 참석한 원영군은 “장학금을 받는 네팔 소녀들을 직접 만날 수 있어서 뜻깊었다. 서울국제학교 학생들과 함께 시작한 나눔 캠페인을 통해 작은 관심과 참여가 누군가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며 "후배들과 함께 헤퍼 네팔을 통해 계속 이들의 꿈을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최승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