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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日과 언제든 만날 준비…이달내 북미 협상 두고봐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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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12일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찰스 쿠퍼먼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과 면담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12일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찰스 쿠퍼먼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과 면담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美, 한국엔 호르무즈해협 파병 요청 없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12일(현지시간)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아시아 순방 도중 한·미·일 3자 협의는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앞서 첫 방문지인 일본 NHK 방송과 인터뷰에서 "내가 (한·일을) 중재할 예정은 없다"고 밝혀 계획된 회담 일정이 없다고 확인한 바 있다. 김 차장은 이날 "나는 언제든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일본과 직접 협상에 나설 의지도 밝혔다.

"나는 언제든 할 준비됐지만 日 준비 안 돼" #스틸웰 순방중 3자 협의 무산 가능성 높아, #윤강현 심의관 국무부 경제 부차관보 면담 #실무협상 "미국도 북한 답 기다리고 있어"

사흘째 워싱턴을 방문 중인 김현종 2차장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찰스 쿠퍼먼 국가안보 부보좌관과 한 시간가량 면담한 뒤 특파원들과 만나 "북핵, 미·중 관계, 호르무즈 해협 사안에 대해 대화를 나눴고, 한·일 간 문제에 대해 우리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쿠퍼먼 부보좌관은 이에 "이해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한·미·일 고위급 3자 협의 추진과 관련 "미국도 하고 싶어 하는 데 지금 일본에서 답이 없고 엄청 소극적"이라며 "스틸웰 차관보가 아시아에서 와서 추진할 수 있었는 데 일본이 소극적으로 나오니까 안 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대신 김 차장은 "나는 언제든 일본 측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일본 쪽에서 준비가 안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윤강현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이 피터 하스 국무부 경제 선임 부차관보와 면담하는 데 대해 "외교부 측이 국무부에 접근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했다.

김 차장은 방미 사흘 동안 미국 측에 "미국에도 권력분립의 원칙이 있기 때문에 (강제징용 보상 관련) 대법원 판결을 무시할 수 없는 입장이란 것을 설명했고, 일본의 취한 조치가 세계무역기구(WTO) 비차별 원칙에 위배되니 지켜야 하지 않느냐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전략물자 북한 유출 가능성을 거론한 부분에 대해서도 "미국에도 세 가지 포트리지스트(감광액), 불화수소, 플루오린폴리이미드 같은 걸 우리가 북한에 수출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며 "하태경 의원이 서류를 검색해보니 우리가 아니라 일본에서 나간 게 아닌가 그런 기사도 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차장은 이달내 북·미 실무협상 개최 가능성과 관련 "그건 좀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6·30 판문점 회동에서 2~3주 내(7월 중순)에 열기로 합의했지만 "미국은 북한에서 답이 오는 걸 기다리고 있다"고 하면서다. 그는 쿠퍼먼 부보좌관과 협상을 진전할 방안에 대해 협의했고 커뮤니케이션 라인을 열어놓고 자주 통화하고 대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현종 2차장은 이날 이란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서도 논의했지만 "한국에 대한 파병요청은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차장은 "호르무즈 해협에 관해선 내가 먼저 미국의 관심사와 전략과 계획이 무엇인지 물어봤을 뿐 파병 논의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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