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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노총 “일본의 수출 규제, 양국 노동자에 악영향”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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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4호 03면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왼쪽)과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連合·렌고) 리키오 고즈 회장이 11일 일본 도쿄 렌고 본부에서 만나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에 우려를 표시했다. [연합뉴스]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왼쪽)과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連合·렌고) 리키오 고즈 회장이 11일 일본 도쿄 렌고 본부에서 만나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에 우려를 표시했다. [연합뉴스]

한국노총과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連合·렌고)가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에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시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과 리키오 고즈 렌고 회장은 11일 일본 도쿄 렌고 본부에서 긴급 회담을 가졌다. 한국노총의 요청에 따른 비공개 회담이었다. 이달 1일 일본 정부가 발표한 ‘수출 관리 운영 개정’에 관해서다.

김주영 위원장, 리키오 고즈 회장 #도쿄서 비공개 회담 4개항 합의 #“렌고가 산업성에 해결 촉구할 것”

장시간 회의 끝에 양국 노총은 한·일 간 무역문제가 양국 경제뿐 아니라 노동자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며 두 정부가 협의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등의 내용을 담은 4개항의 합의문에 서명했다. 렌고 측은 이 합의문을 일본 경제산업성 등에 전달하고, 문제 해결을 촉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주영 위원장도 우리 정부에 합의문을 전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렌고와의 협력에 의한 합의에도 해결이 무위로 돌아가면 국제 노동계에도 호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일 무역분쟁을 국제 노동 차원의 문제로 다루겠다는 뜻이다. 이번 합의는 국가적 경제 위기 타개를 위해 노동단체가 외교 무대의 전면에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일본 렌고 측과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회담을 할 생각을 했나.
“7월 1일 뉴스를 보고 우리 노동계에 미칠 파장이 걱정됐다. 경제 문제이기도 하지만 외교 문제여서 미묘하고 복잡한 심정이었다. 그러나 이게 안 풀리면 결국 노동자가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래서 5일에 급하게 협의를 요청했다.”

렌고의 반응이 궁금하다.
“렌고는 아주 민감하게 받아들였다. 일본 내에선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찬성하는 여론이 더 많다. 참의원 선거도 있고 해서, 정치적으로도 민감한 문제로 여겼다. 정치에 휘말리는 것을 렌고는 경계하지 않는가. 그래서 회담 성사 여부를 반신반의했다. 여러 차례 협조를 요청했다. 그런데 뜻밖에 회담 의사를 보내왔다.”
렌고 측이 회담을 수용한 이유를 뭐라고 보나.
“결국 양국 노동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고민에 공감했다. 한국노총과 렌고와의 오랜 우호 관계도 고려됐던 것으로 안다.”
합의 내용이 밋밋하다는 느낌도 있는데.
“그렇게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렌고의 민감한 입장을 생각하면 획기적인 내용이다.”
렌고 측은 합의문을 어떻게 활용하려 하는가.
“일본 경제산업성과 후생노동성에 전달하고 해결을 촉구할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계획은.
“렌고와의 공동 보조에도 해결이 되지 않고 무역분쟁이 확산하면 국제 노동계에도 호소할 방침이다. ITUC(국제노총) 등과도 협의할 방침이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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