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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2년 만에 1000만 고객 시대 열다…2030 10명 중 4명이 가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카카오뱅크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은행이다. [중앙포토]

카카오뱅크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은행이다. [중앙포토]

카카오뱅크가 고객 수 1000만명을 돌파했다. 출범한 지 2년이 채 안 된 기간에 거둔 성과다.

12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11일 밤 누적 신규계좌 개설 고객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섰다. 카카오뱅크 측은 당초 다음 주 중 1000만 돌파를 예상했지만 최근 계좌개설 고객이 늘어나면서 예상보다 빨리 1000만명 선을 넘어섰다. 2017년 7월 27일 대고객 서비스를 시작했으니 715일 만이다. 하루 평균 1만4000명이 가입한 셈이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은행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비대면 계좌개설이 가능한 만 17세 이상 국내인구(4433만명) 중 22.2%가 카카오뱅크 고객이다. 특히 20대와 30대는 인구 10명 중 4명꼴로 카카오뱅크에 가입했다(6월 말 기준). 2030 젊은 세대가 성장을 이끌고 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카카오뱅크 성장세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한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은행이기 때문이다. 해외와 비교할 때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은행 중 후발주자이지만 중국(위뱅크 고객 수 1억1400만명)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고객수를 자랑한다. 인터넷은행 성공사례로 꼽히는 영국의 레볼루트(2015년 출범)가 400만명, 독일의 N26(2015년 출범)은 200만 고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일본에서도 2001년 출범한 라쿠텐은행 고객 수가 732만명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해외 포럼에 가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인구 5000만명의 나라에서 2년 만에 1000만명 가까운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비결이 뭔가’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컨설팅업체 맥킨지앤드컴퍼니도 ‘2019 아시아태평양 은행산업 보고서’에서 “재빠른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이 기존 은행에 도전해 시장점유율을 빼앗고 있다”며 대표 사례로 카카오뱅크를 언급했다.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인터넷은행 중 가장 많은 고객 수를 기록한 카카오뱅크. [자료 카카오뱅크]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인터넷은행 중 가장 많은 고객 수를 기록한 카카오뱅크. [자료 카카오뱅크]

카뱅 흥행은 캐릭터 발?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27일 서비스 개시 당일에만 24만명이 가입하면서 돌풍을 예고했다. 2016년 한 해 동안 금융권에서 비대면으로 계좌개설된 건수를 다 합친 것(16만 건)보다 많은 가입자를 하루 만에 끌어모았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이 그려진 카카오뱅크 체크카드. [카카오뱅크 홈페이지 캡처]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이 그려진 카카오뱅크 체크카드. [카카오뱅크 홈페이지 캡처]

초기엔 카카오뱅크의 흥행을 두고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의 힘으로 치부하는 시각도 있었다. 가입자 수가 초반에 늘다가 정체될 거란 전망도 나왔다. 실제 서비스 개시 165일 만에 고객 수 500만명을 돌파했지만 이후 신규 고객 유입이 크게 줄기도 했다. 지난해 6월 한때는 하루 평균 고객 증가 규모가 3415명에 그쳤다.

이를 반전시킨 건 새로운 서비스였다. 지난해 6월 말 ‘26주 적금’ 출시 이후 고객이 다시 늘더니, 지난해 12월 ‘모임통장’ 서비스 출시로 일평균 고객 증가규모가 1만3000명까지 확대됐다. 26주 동안 매주 1000~1만원씩 증액되는 금액을 납입하는 26주 적금은 적금에 재미 요소를 더하며 273만 좌 판매됐다(7월 10일 기준). 모임 회원을 카카오톡으로 초대할 수 있는 모임통장 서비스도 출시 7개월 만에 이용고객 수 285만명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주식계좌개설 서비스(3월), 제2금융권 대출 연계 서비스(4월)를 내놨다. 이 은행 관계자는 “고객을 모으고, 잇고, 연결하는 금융 플랫폼 서비스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가 지난 5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고객들은 카카오뱅크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로 낮은 수수료(35.9%)를 꼽았다. 이어 모바일뱅킹 이용이 편리하고(25.6%), 예적금 이자율이 높아서(12.8%) 이용한다고 밝혔다.

이날 카카오뱅크 이용우·윤호영 공동대표는 “출범 2년이 되기 전 1000만 고객을 넘어선 것에 감사드린다”며 “초심을 잃지 않도록 더 혁신적 상품을 선보이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하반기에는 자체 중금리 대출 등 고민해왔던 금융 상품을 내놓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남은 과제는 카카오 대주주 전환과 IPO

카카오뱅크는 올 1분기에 흑자로 전환했다. 출범한 지 6분기 만이었다. 2분기 실적은 아직 집계 중이지만 업계에서는 소폭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증권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이러한 흑자기조를 이어간다면 당초 계획 대로 내년 중 기업공개(IPO)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 카카오뱅크가 상장할 경우 기업가치(시가총액)는 약 2조원가량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금융투자업계 분석이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중앙포토]

김범수 카카오 의장. [중앙포토]

물론 이에 앞서 카카오가 대주주로 올라서기 위한 유상증자를 마무리해야 한다. 지난 4월 카카오는 금융위원회에 한도(10%)를 초과해 카뱅 지분을 보유하는 것을 승인해달라고 신청했다. 지난달 법제처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금융위가 카카오의 신청을 승인할 가능성은 커졌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을지는 이르면 7월 말 결정될 전망이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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