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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영변 폐기 땐 한시적 석탄ㆍ섬유 수출 제재 완화 검토"

중앙일보

입력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이르면 김명길 전 북한 베트남 대사와 3라운드 실무협상에서 "북한이 영변 핵단지 국제 사찰과 해체를 수용하는 대가로 12~18개월 간 한시적으로 석탄 및 석유 수출 금지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워싱턴 현지 소식통이 10일 주장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이르면 김명길 전 북한 베트남 대사와 3라운드 실무협상에서 "북한이 영변 핵단지 국제 사찰과 해체를 수용하는 대가로 12~18개월 간 한시적으로 석탄 및 석유 수출 금지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워싱턴 현지 소식통이 10일 주장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북한의 영변 핵 단지에 대한 사찰 및 폐기의 대가로 석탄과 섬유에 대한 대북 제재를 12~18개월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워싱턴 현지 소식통이 10일(현지시각) 밝혔다.
이 소식통은 중앙일보 등 일부 특파원과 만나 “백악관과 대북 협상팀은 북한이 영변 핵 단지의 폐쇄와 국제 사찰을 수용하고 대신 종전선언, 평양 연락 사무소 설치와 함께 12~18개월 석탄ㆍ섬유 수출 금지 제재를 한시적으로 유예(suspension)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비건 대표가 북한의 반응에 따라 내주 실무 협상에서 이를 공식 제안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북한이 속임수를 쓴다면 제재는 스냅백 형식으로 다시 되살아나게 된다”며 “이 모델이 효과가 있을 경우 다음 단계로 강선 등 영변 이외 핵 시설에도 적용될 수 있으며 완전한 비핵화까지 단계적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대한 압박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을 신뢰할 수 있는지 일종의 테스트이자 동시에 다음 단계를 나아갈 수 있는 포괄적 합의”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워싱턴 외교가에선 이르면 다음 주로 예상되는 실무협상에서 북ㆍ미가 하노이 정상회담 때와는 달리 중간 합의(Interim deal)나 ‘스몰 딜’로 타협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계속 나오고 있다.

미 소식통 "12~18개월 北 일부 수출 제재 한시 유예, #영변 핵 단지 전체 사찰·폐기 이행 조건부, 스냅백" #트럼프 행정부, 반발 무릅쓰고 제안할 지는 미지수

 하지만 이 같은 검토 방안은 단순히 실무협상을 앞두고 북한의 반응을 떠보거나, 미국 내 여론 탐색용일 가능성도 있다. 미 백악관과 국무부는 일관되게 “북한의 비핵화 이전에 제재 완화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장 내년 말까지 12~18개월 동안 석탄ㆍ섬유 수출을 한시적으로 허용할 경우 북한에 외화 수입의 숨통을 열어주는 조치다. 2016년 기준 석탄 및 광물은 북한 수출의 42.3%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품이다. 섬유ㆍ의류는 25.8%였다. 석탄과 섬유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가 나왔던 2017년 이전까지 북한은 연간 무연탄 10억 달러가량, 섬유ㆍ의류 8억 달러 이상 수출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국내 반발을 무릅쓰고 ‘석탄·섬유 한시적 제재 완화’ 제안을 할 수 있을지, 또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 소식통은 “협상 전술 차원에서 북한의 반응을 확인하는 차원이라면 모르겠지만, 공식적으로 추진할 경우 스냅백 조항을 둔 다 하더라도 최대한의 압박을 완화하는 양보를 한다는 미국 내 반발이 작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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