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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국민의당 리베이트 ‘프로’의 솜씨”라고 했던 조국의 '말빚'…오신환은 사과 요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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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민정수석과 강기정 정무수석이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앞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민정수석과 강기정 정무수석이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앞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과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로 '말값'을 치르게 됐다. 대법원이 국민의당 리베이트 의혹 사건과 관련해 박선숙·김수민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다.

대법원은 10일 공직선거법 위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두 의원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2016년 국민의당 소속이던 두 의원은 20대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당 선거홍보물 제작과 광고 대행을 맡은 업체들로부터 정치자금 2억1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또 이를 선거비용으로 꾸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허위 보전받고 이를 위해 허위계약서를 작성한 혐의도 적용됐다.

당시 조 수석은 페이스북에 ”김수민 (의원) 사건 초기 국민의당의 대응은 황당무계했다”라며 “사건 직후 나는 이 사건은 ‘프로의 솜씨’이니 선제적으로 내부 숙정(肅正)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반향이 없었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안철수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새정치’가 과거 그 노선의 모호성을 비판받았다면 이제 청렴에 대한 의심이 대중적으로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페이스북 캡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페이스북 캡쳐

이 사건은 당시 창당한 지 6개월도 채 되지 않은 신생정당이던 국민의당에 큰 타격을 안겼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 사건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총선에서 38석을 얻으며 예상 밖 돌풍을 일으켰던 기세도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이후 열린 1심과 2심에서 재판부는 ‘두 의원이 업체들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고, 대법원도 무죄 판결을 유지했다. 같은 혐의를 받은 왕주현 전 국민의당 사무부총장과 인쇄업체 대표 등 5명도 모두 무죄가 확정됐다.

판결 후 박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3년에 걸친 긴 사법절차가 끝났지만, 저와 국민의당에 씌워진 오명은 치유되기 어려운 상처가 되었다”며 “신생정당 국민의당에 지지를 보내주신 유권자 한분 한분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4.13 총선과정에서 홍보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선숙.김수민 국민의당 의원이 7월11일 구속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부지법에 들어서고 있다.[중앙포토]

4.13 총선과정에서 홍보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선숙.김수민 국민의당 의원이 7월11일 구속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부지법에 들어서고 있다.[중앙포토]

이에 바른미래당이 조 수석에 공개 사과를 요구하며 반격에 나섰다. 11일 열린 바른미래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오신환 원내대표는 “조국 수석의 당시 SNS 영향력을 볼 때 당시 국민의 열망에 부응해 돌풍을 일으켰던 국민의당이라는 제3당의 싹을 짓밟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프로의 솜씨는 조 수석의 그 잘난 낄 데 안 낄 데 다 끼는 SNS 필력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또 “양당제의 폐해를 비판해야 할 학자로서의 양심보다 오히려 양당 언저리에서 양당제 공고화를 거들었던 분이 조국이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오 원내대표는 “이번 대법원의 무죄판결에 비춰 보면 조 수석은 법학 교수로서의 법적 소양은 어쭙잖은 것으로 보이는데 이제라도 당사자들과 국민께 정중하게 사과할 용의는 없는지 공개적으로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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