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테슬라 킬러차 디자이너도 현대차로···요즘 화성이 뜨겁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테슬라 킬러車 ‘EP9’ 디자이너 영입

니오(NIO)의 전기차 EP9 [사진 넥스트EV]

니오(NIO)의 전기차 EP9 [사진 넥스트EV]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현대·기아차 디자인센터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속칭 ‘잘 나가는’ 자동차 디자이너의 보금자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또 한 명의 스타 디자이너를 영입했다.

현대자동차는 10일 “현대디자인이노베이션실장으로 서주호 자동차 디자이너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BMW(독일)·GM(미국)·NIO(중국) 등 다양한 완성차 제조사에서 차량 디자인을 담당했던 인물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산하 브랜드(GMC)에서 디자인한 콘셉트카(그래니트·Granite)가 2010년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올해의 디자인'으로 뽑히면서 유명해졌다. BMW에서는 SUV(X5·X6)와 세단(3시리즈·8시리즈) 등 다양한 차량 선행 디자인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서주호 현대자동차 현대디자인이노베이션실장. [사진 현대차]

서주호 현대자동차 현대디자인이노베이션실장. [사진 현대차]

현대자동차가 그를 스카우트한 건 독특하게 중국 신생 전기차 업체 니오에 창립멤버로 근무했던 이력 때문이다. 니오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탄생한 중국 기업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북미 전기차 판매량 1위인 테슬라에 맞설 ‘테슬라 킬러’ 기업으로 꼽는다. 텐센트·바이두 등 중국 자율주행차 관련 기술력을 확보한 기업과 싱가포르 국부펀트 테마섹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서 상무는 상하이디자인스튜디오를 총괄하면서 고성능 전기차(EP9)와 전기모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스포츠유틸리차량(SUV)인  ES8과 ES6 등을 디자인했다.

이와 같은 경력은 최근 미래차 디자인 트렌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혁신기술 분야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현대차그룹 입장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통 완성차 제조사에서 20년 가까이 경력을 쌓은 인물이 주목받는 스타트업 근무 경력까지 보유한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는 “서 상무는 오는 16일부터 기존 양산차 선행디자인 조직의 혁신을 유도하면서 미래 혁신기술 디자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내 비(非)디자인부서와 융합·협업도 추진할 것”이라고 역할을 설명했다. 서주호 상무는 “미국 대중차 브랜드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중국 전기차 브랜드에서 경험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현대차 디자인 혁신에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잘 나가는 디자이너는 화성으로 모인다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경영담당 사장. [중앙포토]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경영담당 사장. [중앙포토]

서 상무 영입으로 ‘요즘 핫한 자동차 디자이너는 남양연구소로 모인다’는 소문이 다시 회자한다. 현대차가 스타 디자이너를 영입한 건 2006년부터다. ‘디자인 경영’을 내세웠던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당시 기아자동차 사장)이 직접 독일로 날아가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경영담당 사장(당시 기아차 최고디자인책임자 부사장)을 영입했다. 슈라이어 사장은 크리스 뱅글, 이안 칼럼과 함께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꼽혔던 인물이다.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 디자인담당 부사장. [사진 현대차]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 디자인담당 부사장. [사진 현대차]

이후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 디자인담당(부사장)과,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전무)이 가세했다. 이들 3인방은 각자의 인맥을 총동원해 요즘 잘나가는 차량 디자이너를 현대기아차로 스카우트하고 있다. 이날 현대차그룹에 합류한 서 상무도 이상엽 전무가 GM에서 근무하던 당시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경험이 있다.

이뿐이 아니다. 역시 BMW 출신인 크리스토퍼 채프먼 수석디자이너와 토마스 뷔르클레 수석디자이너를 영입해서 현대자동차 미국디자인센터와 유럽디자인센터에 각각 배치했다. 부가티 출신인 알렉산더 셀리파노브 디렉터는 제네시스 유럽디자인팀 디렉터로 근무 중이다. 또 폴크스바겐 출신인 사이먼 로스비 디자이너도 현대차 중국기술연구소에서 현대차 본사 현대스타일링 담당(상무)으로 건너왔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