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이 자신의 친형과 관련한 수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변호사를 소개해줬다는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나섰다.
윤 국장은 9일 오전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형님(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이 수사받는 문제로 힘들어하니 상담해줬으면 좋겠다고 제가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남석 변호사도 제 직속 부하였던 사람인데 굳이 제삼자인 윤석열 후보자가 상식적으로는 그럴 수 없다”라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이남석 변호사와는 지금 이 시각까지 최근 몇 년간 통화하거나 만난 적은 없다”고 전했다.
전날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는 윤 국장의 친형인 윤우진 전 서장의 뇌물수수 의혹이 논란이 됐다. 윤 후보자는 이날 “사건 당시 대검 중앙수사부 출신 이남석 변호사를 윤 전 세무서장에게 소개한 적 있느냐”는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 질문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윤 국장은 이날 오전 검찰 출입기자들에게도 문자를 보내 “이남석 변호사는 내가 중수부 과장할 때 수사팀 직속 부하였다”며 “소개는 내가 한 것이고 윤석열 후보자는 관여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후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2012년 7월초 윤석열 후보자는 대검에서 근무했지 중앙지검 특수1부장이 아니었다”라고도 해명했다. 뉴스타파는 전날 윤 후보자의 녹음파일을 공개하면서 당시 중앙지검 특수1부장이라고 보도했다. 윤 국장은 “당시 친형 사건의 수사 지휘는 중앙지검 형사3부가 했었다”라고도 설명했다. 윤 후보자가 사건을 지휘한 조직과는 다른 곳에서 일했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실제 윤 후보자의 공개된 이력에는 2011년 9월~2012년 7월 대검찰청 중수1과장을 지낸 뒤 2012년 7월부터 2013년 4월까지 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맡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우진 전 세무서장은 2013년 육류 수입업자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 해외로 도피했다. 이후 태국에서 체포돼 강제 송환됐는데 검찰 수사 끝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전날 뉴스타파는 윤 후보자가 당시 통화 상대방에게 “일단 이 사람(윤 전 서장)한테 변호사가 필요하겠다, 그리고 지금부터 내가 이 양반하고 사건 갖고 상담을 하면 안 되겠다 싶었다”며 “내가 중수부 연구관 하다가 막 나간 (이남석) 변호사보고 일단 네가 대진이한테 얘기하지 말고(중략) 윤우진 서장 한번 만나보라고 했다”고 말한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윤 후보자가 “내가 이남석이한테 (윤 전 서장에게) 문자를 넣어주라고 그랬다. ‘윤석열 부장이 보낸 이남석입니다’, 이렇게 문자를 넣으면 너한테 전화가 올 거다. 그러면 만나서 한 번 얘기를 들어봐라”고 말한 내용도 담겨 있다.
윤 후보자 측도 이날 오후 의견문을 내고 "청문회 종료 직전 갑작스럽게 제한된 시간 내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국민께 혼선을 드려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2012년 당시 윤 전 서장에게 이 변호사를 소개한 것은 후보자가 아니라 윤대진 과장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청문회 당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후보자가 윤 전 서장 사건 수사 과정에 관여하거나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인사청문회가 끝난 뒤에도 윤 후보자의 위증 논란이 계속 일고 있다. 윤대진 국장을 보호하려고 거짓말을 했다고 보기에는 공개된 녹음파일에 문자 전송을 포함해 자세한 내용이 담겨 윤 후보자에게 부담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후보자는 변호사는 소개했지만 선임된 것은 아니라는 어이없는 변명을 했다”며 “이는 청문회에서 종일 거짓말을 한 것으로 후보자의 도덕성 차원에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민상‧김기정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